
"10점 만점이라면 6점을 주고 싶다." 이겼지만 만족하진 않는다.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1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겼다. 상대에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마쳤지만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수비된 뒤 공격으로 잘 연결되는 부분과 사이드 아웃 다음 플레이는 좀 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긍정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3-0 승리를 거둔 점과 블로킹에서 상대를 앞선 점은 괜찮았다"고 얘기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블로킹 점수에서 14-5로 삼성화재에 우위를 점했다. 미들블로커 정태준이 5블로킹, 신펑(중국)도 세 차례나 상대 공격을 가로막았다.
그러나 블랑 감독은 신펑에 대해 "공격 효율을 좀 더 끌어올려야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신펑은 이날 8점을 올렸는데 공격성공률과 공격효율은 각각 26.32%와 10.53%에 머물렀다.
하지만 블랑 감독을 미소짓게 만든 선수도 있었다. 3세트 23-18 상황에서 세터 황승빈과 교체로 코트로 나온 아웃사이드 히터 이승준(사진)이다.

이승준은 해당 세트 23-20 상황에서 팀 승리를 확정하는 두 점을 모두 올렸다. 블랑 감독은 "이승준이 부상을 당한 뒤 그동안 재활을 하다 오늘 코트 복귀전을 가졌다"며 "긴 시간 코트에서 뛴 건 아니지만 경기를 잘 치렀다. 그동안 출전을 위해 많은 시간 노력했는데 이렇게 경기에 뛰는 걸 보니 정말 기쁘다"고 밝게 웃었다.
이승준은 신장 195㎝로 높이를 갖춘 아웃사이드 히터다. 송림고 졸업반인 2018-19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1순위로 OK저축은행에 지명돼 V-리그에 데뷔했다. 그는 2019-20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한국전력으로 이적했고 2020-21시즌 다시 한 번 트레이드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군 복무를 마쳤는데 2000년생으로 아직 젊은 나이라 기대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상무 전역 후 지난 시즌 7경기에 나왔고 이번 시즌은 이날(12일) 삼성화재전이 첫 경기 출전이었다.
한편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현장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번 시즌 홈 마지막 경기였는데 홈 팬들 앞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1세트도 그렇고 2세트 중반까지는 선수들이 경기를 그래도 잘 풀어갔고 수비와 디그 등 여러 지표에서 상대에 앞서갔지만 결정적인 상황을 잘 풀어가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남아 있는 정규리그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화재는 15일 OK저축은행에 이어 19일 우리카드전을 끝으로 이번 시즌 일정을 모두 마친다. 현대캐피탈은 16일 한국전력에 이어 20일 OK저축은행전이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다.
글_대전/류한준 기자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