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이 5세트 귀신으로 거듭나는 듯하다.
대한항공이 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3-2(22-25, 25-20, 25-27, 25-16, 15-13)로 꺾고 승점 2점을 챙겼다. 힘든 경기였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를 중심으로 자잘한 범실이 쏟아졌고, 두산 니콜리치(등록명 니콜리치)가 날아오른 우리카드의 공격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대 강점인 두터운 뎁스를 통해 상황에 맞게 변화를 주며 흐름을 바꾸는 데 성공했고 값진 승리를 챙겼다.
우리카드는 니콜리치와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 김지한과 송명근까지 모두 각자의 역할을 하며 대한항공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지만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3세트를 접전 끝에 따낸 뒤 맞이한 4세트에 초반부터 너무 크게 흔들린 것이 독이 됐다.
1세트 우리카드 25-22 대한항공
[주요 기록]
우리카드 알리: 서브 득점 1개 포함 11점, 공격 성공률 83.33%, 리시브 효율 100%
우리카드 김지한: 19-18에서 연속 득점
두 팀의 초반 승부는 무척 팽팽했다. 양 팀의 외국인 선수들이 나란히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장군멍군을 주고받았다.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는 우리카드가 간발의 차로 선착했다. 7-7에서 김지한의 세트를 알리가 깔끔한 직선 공격으로 마무리했다. 좀처럼 2점 차가 벌어지지 않던 양상에서 우리카드가 먼저 2점 차 리드를 잡았다. 11-10에서 한선수가 배드 리시브 커버에 실패한 틈을 타 알리가 반격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대한항공도 11-12에서 한선수의 블로킹이 나오며 다시 두 팀의 1점 차 접전이 시작됐고, 그러자 이번에도 우리카드가 먼저 2점 차를 만들었다. 16-15에서 한태준의 연속 디그가 알리의 반격으로 연결됐다. 이에 대한항공은 16-17에서 최준혁의 효과적인 서브에 이은 김민재의 속공 반격으로 받아쳤다. 접전이 계속되던 세트 후반부, 우리카드가 승기를 잡았다. 19-18에서 김지한이 퀵오픈과 다이렉트 공격으로 3점 차를 만들었다. 막바지 고비였던 정한용의 서브마저 한 번에 돌린 우리카드는 24-22에서 나온 알리의 퀵오픈으로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우리카드 20-25 대한항공
[주요 기록]
대한항공 요스바니-정지석: 블로킹 2개 포함 13점 합작
우리카드 니콜리치: 7점, 공격 성공률 77.78%

1세트를 내준 대한항공이 2세트 시작과 동시에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이상현의 서브 범실과 정지석의 반격, 요스바니의 블로킹이 한 번에 쏟아졌다. 그러나 우리카드도 니콜리치가 힘을 내면서 빠르게 따라붙었고, 9-10에서 요스바니의 퀵오픈을 김지한이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니콜리치는 11-11에서 연이은 어택 커버로 찾아온 반격 찬스도 놓치지 않으면서 역전까지 이끌었다.
그러자 대한항공은 13-13에서 정한용의 서브가 네트를 맞고 떨어지는 행운이 따르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16-15에서는 김지한의 파이프를 료헤이가 깔끔하게 걷어 올린 뒤 요스바니가 반격까지 이어갔고, 곧바로 정지석의 블로킹까지 이어지면서 리드 폭이 3점 차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19-16에서 진지위의 속공이 터지며 20점 고지를 밟은 대한항공은 김광일과 이강원이 더블 스위치로 들어온 우리카드의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24-20에서 김규민의 속공으로 2세트 반격을 완성했다.
3세트 우리카드 27-25 대한항공
[주요 기록]
대한항공: 25-25에서 연속 범실
우리카드 니콜리치: 서브 득점 1개 포함 8점, 공격 성공률 70%

3세트 역시 초반 흐름이 팽팽했다. 3-3에서 요스바니가 날카로운 대각 공격과 서브로 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대한항공이 먼저 우위를 점했지만, 6-7에서 정한용의 후위 공격자 반칙과 니콜리치의 반격이 이어지며 우리카드가 역전에 성공했다. 우리카드는 대한항공보다 깔끔하게 공격 작업들을 만들어가면서 우위를 뺏기지 않았고, 12-10에서 김지한의 블로킹과 니콜리치의 서브 득점이 연달아 터지며 분위기를 장악했다.
우리카드는 15-11에서 니콜리치가 백어택을 터뜨리며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그러나 대한항공도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원 포인트 서버 최준혁이 14-17에서 서브 득점을 터뜨렸고, 정지석의 노련한 반격까지 이어졌다. 급기야 17-18에서 한선수가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점수는 동점이 됐고, 20-20에서 요스바니가 김지한을 상대로 블로킹을 잡아내며 역전까지 성공한 대한항공이었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23-24에서 송명근이 반격을 성공시키며 3세트를 듀스로 끌고 갔다. 이날의 첫 듀스 승부에서 이긴 쪽은 우리카드였다. 25-25에서 진지위와 요스바니의 연속 공격 범실이 나오며 어부지리로 승리를 챙겼다.
4세트 우리카드 16-25 대한항공
[주요 기록]
범실: 우리카드 13개 - 대한항공 3개
서브 득점: 우리카드 0개 - 대한항공 3개
위기의 대한항공이 4세트 초반 힘을 냈다. 4-2에서 정한용의 퀵오픈과 요스바니의 블로킹이 이어지며 4점 차로 앞서갔다. 요스바니는 7-3에서 강력한 서브로 득점까지 터뜨리며 테크니컬 타임아웃 선착까지 이끌었다. 반면 우리카드는 한태준과 이상현이 B속공 호흡을 제대로 맞춰보지도 못하는 등 여러 범실을 쏟아내며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요스바니의 계속되는 서브 차례에 점수 차를 7점 차까지 벌린 대한항공은 완벽하게 코트의 분위기를 바꿔 놨다.
대한항공의 질주는 계속됐다. 13-6에서 이강원의 서브 범실과 김민재의 속공 반격, 유광우의 서브 득점까지 연달아 터지면서 무려 10점 차까지 격차를 벌렸다. 반면 우리카드는 여전히 범실에 시달리며 침체된 경기력을 보였다. 10-18에서 니콜리치의 서브 차례에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약간 간격을 좁히긴 했지만 그 정도로는 역부족이었다. 19-12에서 요스바니가 또 한 번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20점에 도달한 대한항공은 24-16에서 송명근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 우리카드 13-15 대한항공
[주요 기록]
대한항공: 9-9에서 연속 득점(송명근 서브 범실 - 정한용 오픈공격)
우리카드: 9-12에서 3연속 득점(김지한 오픈공격 - 김지한 블로킹 - 한태준 3단 처리 득점)
혈투의 끝을 장식할 5세트, 양 팀 모두 집중력을 끌어올리면서 쉽사리 한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지 않았다. 긴장감을 증명하듯 양쪽 모두에서 범실도 조금씩 늘어났다. 단 한 번도 2점 차의 간격이 벌어지지 않은 채 두 팀은 반환점을 향해 달렸고, 7-7에서 요스바니의 백어택이 터지며 대한항공이 간신히 먼저 반환점을 돌았다.
세트 후반, 9-9에서 송명근의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대한항공이 10점 고지도 먼저 밟았다. 이후 정한용의 반격까지 더해지면서 흐름이 조금씩 대한항공 쪽으로 넘어가는 모양새였다. 우리카드는 처절하게 버텼다. 9-12에서 김지한이 하이 볼 처리와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을 뽑으면서 막바지 추격을 이끌었다. 이후 11-12에서 한태준의 3단 처리가 라인에 떨어지는 행운이 따르면서 동점까지 도달한 우리카드였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요스바니의 연속 득점으로 급한 불을 껐고, 14-13에서 요스바니가 리시브 이후 공격까지 이어가며 승점 2점을 챙겼다.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