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박연준 기자)"감독으로서 스트레스는 늘 큽니다. 잠도 제대로 못 자지만, 그래도 포기할 순 없습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승리하면 찬사를 받지만, 패배하면 그 모든 과정은 희미해진다. 올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다크호스로 주목받았던 한국전력이 다시 한 번 큰 위기에 직면했다. 외인 엘리안의 부상 이탈에 이어 대체 외인 마테우스마저 복근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기준, 한국전력은 시즌 전적 8승 11패, 승점 19점으로 리그 6위에 머물고 있다. 5위 삼성화재(승점 23점)와는 승점 4점 차, 최하위 OK저축은행(승점 15점)과도 승점 차이가 불과 4점에 그치며 중위권 싸움이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외인 공백, 국내 선수들로 극복
배구에서 외국인 선수는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주포 역할을 맡는 외인의 존재는 경기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올 시즌 외인들의 잇따른 이탈로 매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즌 초반 잘 나가던 한국전력은 엘리안의 이탈 이후 순위가 급격히 하락했고, 이제 대체 외인 마테우스마저 전력에서 빠지며 다시 한 번 위기에 봉착했다.
결국 현재 상황에서 한국전력이 기댈 수 있는 건 국내 선수들의 활약뿐이다. 권영민 감독은 외인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교혁과 윤하준 같은 젊은 공격수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대안을 찾아 나서고 있다.
권 감독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외인의 공백은 쉽게 메워지지 않는다. 그래도 팀이 하나로 뭉쳐 싸우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권영민 감독, 리더십으로 팀 이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중요한 건 감독의 리더십이다. 권영민 감독은 실수한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하기보다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며 팀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권 감독은 "쓴소리가 도움이 된다면 하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자는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전력은 이번 시즌 여러 악재 속에서도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셧아웃 패배는 단 세 경기뿐이며, 많은 경기에서 접전을 펼치며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직전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도 듀스 접전을 거듭하며 끝까지 싸우는 모습을 보여줬다.
중요한 2연전, 순위 반등의 기회
한국전력은 오는 14일 우리카드와의 경기, 3일 뒤 대한항공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두 경기는 순위 반등을 위한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반기에도 엘리안 없이 우리카드와 OK저축은행을 상대로 연승을 거둔 바 있던 한국전력은 이번에도 국내 선수들만의 힘으로 다시 한 번 돌파구를 찾겠다는 각오다.
권 감독은 "외인이 없는 상황이 힘들지만, 선수들이 잘 준비하고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전력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싸우고 있다. 그 중심에는 권영민 감독의 끊임없는 의지와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있다. 순위 반등과 함께 다시 한번 희망의 불씨를 피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KOVO, MHN스포츠 수원, 박태성 기자<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MHN Sport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