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철기둥'은 지치지 않았다. 베이징 궈안에서 뛸 당시의 환경에 더 익숙한 듯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괴물 중앙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21일 중국 선전의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2차전에 정승현(울산 현대)과 짝을 이뤄 중앙 수비수로 출전했다.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에서 혹사에 가까운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약체인 싱가포르전에 굳이 김민재를 내보내도 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을 염두에 둔 클린스만 감독은 조직력 확보를 위해 김민재를 선발로 내보냈고 풀타임 소화했다.
중국전을 앞두고 김민재는 "차라리 뛰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다들 힘들지만, 참고 뛰고 있다"라며 출전 기회를 얻는 것에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베이징 궈안 동료들 중에 대표팀에 있는 자원도 있어 중국전 길잡이 역할을 하겠다고 자처했다.
한국을 이기고 싶었던 중국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험이 있는 우레이, 탄룽, 웨이 시하오로 대응했다. 수비진의 깡패로 불리는 장린펑이 세트피스에서 한국을 괴롭히려 애썼다.
그러나 김민재는 너무 침착했다. 중국 자체가 제대로 공격 작업을 펼치지 못했기도 하지만, 김민재의 위치 선정이 너무 뛰어났다. 오히려 전반 29분 공격 시도에서 김민재가 전방으로 손흥민에게 긴패스를 연결해 위협적인 장면의 출발점이 됐다. 웨이 시하오와 볼 경합에서는 발만 밀어 정확히 걷어내는 영리함도 보여줬다.
손흥민이 11, 44분 두 골을 넣으며 여유가 생긴 한국이다. 그렇지만, 김민재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후반 중국이 힘을 앞세워 강하게 맞서 위협적인 장면이 나오는 것 같았지만, 그 자리에는 김민재가 있었다. 15분 문전 혼전 중에도 상대 공격수에게 붙지 않고 근접해 머리에 맞고 나오는 볼을 다시 머리로 걷어내는 영리함을 보였다.
추가골이 터지지 않아 중국이 추격의 동력을 얻으려던 34분 수비 실수로 위기가 왔지만, 김민재가 자리를 잡고 잘 걷어냈다. 이후 정승현(울산 현대)의 골이 터졌고 그제서야 김민재도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혹사론에도 자기 역할 100% 해낸 김민재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