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창의적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움직임은 발전을 원하는 중국 축구에는 교과서와 같았다.
축구대표팀은 21일 중국 선전의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중국에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멀티골, 정승현(울산 현대)의 추가 골을 앞세워 3-0으로 승리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6일 싱가포르전에서 이재성(마인츠05), 설영우(울산 현대)를 빼고 박용우(알 아인), 김태환(울산 현대)을 투입한 나머지는 그대로 선발로 내보냈다.
이강인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배치됐다. 즁국 팬들은 레이저 포인터로 이강인, 손흥민 등을 공격했다. 그렇지만, 공격진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위치에 구애받지 않는 축구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는 없었다.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아 볼이 통통 튀어 드리블을 잘하는 이강인 등 한국 선수들에게는 다소 불리하게 작용하는 느낌이었다. 볼이 자주 끊겨서 의도대로 끌어가는 축구가 쉽게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실력에서 한 수 위인 클린스만호였다. 패스 방향 조절이나 템포 조절에서 이강인이 있었다. 이강인은 무리한 드리블 대신 공간을 보며 뛰는 동료들의 움직임을 살폈다. 몸을 낮춰 드리블, 공간을 향해 오는 이강인에게 중국 수비진은 다가섰다가 패스가 옆으로 빠져 놓치는 장면을 자주 노출했다.
싱가포르전에서 전반 44분 조규성(미트윌란)이 수비 뒷공간으로 들어가는 것을 정확히 보고 칼날 롱패스, 선제골에 물꼬를 텄던 이강인이다. 중국 수비진을 이를 막으려고 근접 수비로 이강인의 동선을 방해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역으로 중국 수비에 혼란을 야기했다. 전반 7분 이강인이 수비에 잡혀 넘어졌지만, 경고를 주지 않아 의아했다. 그러나 11분 황희찬이 얻은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키커로 나서 골망을 흔들면서 편하게 경기를 이어갔다.
자신감이 충만했던 이강인이다. 16분 코너킥에서 조규성의 머리에 정확히 연결했다. 34분에는 직접 슈팅을 시도하며 코너킥도 만들었다. 44분에는 두 번째 골에 단초가 된 패스로 만들었다. 손흥민에게 연결해 슈팅이 코너킥이 됐다. 오른쪽 코너킥을 찬 이강인의 킥이 손흥민의 머리에 닿아 골이 됐다. 좋은 호흡이자 이강인의 도움으로 손흥민이 넣은 첫 골이었다.
후반에도 이강인은 역동적으로 뛰었다. 상체 속임 동작으로도 시선이 쏠려 속는 모습이 나왔다. 이강인의 재치와 영리함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20분에는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왼발로 슈팅하는 여유도 보여줬다.
오른쪽에 있다가 순식간에 중앙으로 이동해 공격 작업을 펼치는 이강인을 따라붙지 못하는 중국 수비진이었다. 이강인이 드리블하면 태클로 시도해 막으려다 파울을 낼 수 있고 멈춰 볼 배급을 조율하면 다가서기 전 이미 다른 동료가 소유하고 있는 허무한 상황이 이어졌다.
물론 후반 중반이 넘어가면서 전방에서 공격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볼을 뺏겨 중국 역습으로 이어지는 모습도 있었다. 다 잘했어도 집중력을 조금 더 살려줬으면 싶은 장면이었다.
관중석에서 중국 팬들의 야유에도 표정 변화 없었던 이강인이다. 실력 발휘로 끝이었다. 다음 만남에서는 더 무서워질 이강인이다. 38분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교체되며 물러난 이강인에게 중국은 악몽을 확인했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2일 전 수정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