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조용' 손흥민, 전반부터 멀티골 폭발…야유만 할 줄 아는 중국에 2-0 승기 잡았다

입력
2023.11.21 21:50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 연합뉴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클린스만호가 중국과 전력 차이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수비에 열중하며 팬들의 야유로 한국을 흔들려고 하는 게 전부였던 45분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1일 오후 9시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2차전에서 손흥민의 멀티 득점으로 리드를 안은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킥오프를 한 시간 앞두고 클린스만 감독은 주로 활용하는 4-4-1-1 포메이션을 재가동하는 필승 라인업을 발표했다. 5골차 대승을 거뒀던 싱가포르전과 비교해 변화를 가져간 폭은 두 자리였다. 이재성(마인츠)과 설영우(울산현대)가 이번에는 벤치에서 출발한다.

한국은 조규성(미트윌란)을 최전방에 두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자유롭게 움직인다. 그 뒤로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박용우(알 아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선다. 포백은 이기제(수원삼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울산현대), 김태환(울산현대)이 호흡을 맞춘다. 골문은 김승규(알 샤밥)가 지킨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 연합뉴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 연합뉴스

다득점 승리의 기운을 이어갈 계획이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이긴 뒤 튀니지(4-0), 베트남(6-0), 싱가포르(5-0)까지 A매치 4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4경기 동안 16골의 막강한 화력을 보여줘 중국전 대승 기대치가 올라갔다.

중국 원정에 나선 클린스만호는 결연했다. 경기 하루 전 손흥민은 최종 훈련을 마치고 선수단을 모아 "잘 준비된 마음을 내일 경기장에서도 잘 쏟아붓자. 어떻게 보면 올해 마지막 경기인데 좋은 분위기로 우리가 소집 해제가 되어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시안컵 때 모여서 좋은 분위기를 쭉 이어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일 관중도 꽉 찬다고 하는데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하고자 하는지 플레이를 잘 보여줘서 아예 숨도 못 쉬게 만들어주자"며 "힘내서 이기고 잘 돌아갑시다"라고 승리 의지를 다졌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 연합뉴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 연합뉴스

강인한 승부욕을 품고 나선 대표팀은 결연하게 그라운드에 입성했다. 양팀 선수들이 도열하고 식전 행사가 진행됐다. 국가대항전인 A매치는 양국의 국가 연주부터 시작된다. 원정팀인 한국의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그 순간 중국 팬들은 야유를 쏟아내고 큰소리로 떠들었다. 상대국에 예의를 차리지 않는 비매너 행동이다.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중국에 실력으로 응수했다. 야유를 퍼부은 중국 관중을 향해 킥오프 10분 만에 통쾌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한국은 초반부터 볼을 주도하며 운영했다. 중국은 5-4-1 전형이 모두 수비 진영에 내려서며 한국의 실수를 기다렸다. 몇 차례 패스 미스로 중국에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이내 리드를 잡아나갔다.

전반 8분 황희찬의 저돌성이 기회를 만들었다. 왼쪽에서 과감한 돌파를 시도한 황희찬은 문전의 조규성에게 패스했다. 조규성의 첫 슈팅은 몸을 날린 상대 수비와 골키퍼에게 가로막혔다. 황희찬이 리바운드 볼을 향해 내달리는 과정에서 주천지에에게 걸려 넘어졌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 연합뉴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 연합뉴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손흥민이 나섰고, 크게 심호흡을 한 손흥민은 구석으로 낮게 깔아차 첫 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은 중국 팬들이 한데 모인 장소를 향해 시그니처인 찰칵 세리머니를 했다. 그리고 야유가 거슬렸는지 조용하라는 듯 '쉿' 모션도 곁들였다.

예상보다 일찍 실점한 중국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13분 탄롱이 슈팅을 시도하며 한국을 위협하기도 했다. 오히려 긴장을 늦추지 않게 된 한국은 더욱 공격에 매진했다. 전반 15분 이강인의 날카로운 크로킥을 조규성이 헤더로 연결하며 올라오는 중국을 다시 짓눌렀다.

한국은 계속 슈팅을 이어나갔다. 전반 22분 수비수인 이기제까지 먼 거리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하면서 공격에 숫자를 더했다. 다시 공격의 고삐를 조이기 시작하면서 추가 득점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23분 손흥민이 싱가포르전처럼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며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 연합뉴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 연합뉴스

중국 골문을 향해 날카롭게 날아갔지만 얀진링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상대가 쳐낸 볼이 마침 황희찬 앞으로 떨어졌다. 황희찬이 2차 슈팅으로 골문을 노려봤으나 다소 약하게 맞으면서 아쉽게 무산됐다. 황인범의 프리킥도 위협적이었으나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한국이 주도하는 흐름에 중국은 계속 거칠어졌다. 중앙에서 볼을 받는 황인범과 박용우에게 주로 파울을 가했다. 전반 38분에는 리우빈빈이 볼을 돌려세우는 황희찬의 허리를 강하게 타격하면서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거칠게 응수하는 중국을 상대로 한국은 어렵지 않게 풀어나갔다. 그러나 전반 막바지 이기제가 볼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위험 지역에서 상대에 슈팅을 허용하는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다행히 실점 상황을 잘 넘긴 한국은 전반 45분 손흥민이 한 차례 더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처리한 첫 슈팅이 막혔으나 이어진 코너킥에서 헤더로 골을 터뜨렸다. 헤더 득점이 많지 않은 손흥민이지만 중국을 무너뜨리는데 처음 머리를 활용하며 전반을 2-0으로 앞서는데 크게 기여했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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