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자신감을 안고 싸우려는 중국에 냉정한 실력으로 눌러줘야 하는 클린스만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중국 선전의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중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조별리그 C조 2차전 원정 경기를 갖는다.
상대 전적 21승13무2패로 압도하는 한국이지만, 중국은 한국을 넘어보겠다는 의지가 충만하다. 앞선 태국 원정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고 돌아와 분위기가 좋다. 내용이 어떻든 이기기만 하면 되는 결과를 얻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중국전을 대충 치를 생각이 없다. 싱가포르전과 마찬가지의 선발진 구성을 할 것이 유력하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중심으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05), 황희찬(울버햄턴)의 공격 2선이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과 그대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원정이라는 점을 고려해 전형적 수비형 미드필더로 싱가포르전을 걸렀던 박용우(알 아인)가 홀로 수비진 앞 1차 저지선을 형성하거나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과의 호흡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공격 2선에서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다양한 옵션 가동은 중국에 두통을 야기한다. 어떤 전형과 선수 구성으로 나서도 한국의 템포와 경기 운영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강인이 밀집 수비를 파괴하는 패스를 넣어 수비 붕괴를 유도하면 순식간에 와해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한국을 상대하는 방식이 고전적이다. 거친 동작을 앞세워 위축되게 유도한다. 잃을 것이 없으니 거칠게 대해도 상관없다는 자세다. 반면 유럽파가 상당수인 한국은 부상을 피해야 하는 과제가 뒤따른다. 장거리 이동에 시차 적응과 사나흘 간격의 경기 출전으로 체력 저하인 상황에서는 거친 동작에 부상 위험이 따른다. 중국은 이런 악조건을 파고들 공산이 있다.
경기 외적인 분위기도 활용하는 중국이다. 4만 장의 입장권은 일찌감치 매진 됐다. "짜요(힘내라)"라고 외치는 중국 관중들의 응원 소리로 흔들 것이 뻔하다. 한국만 만나면 야유가 쏟아졌다. 특히 트랙이 깔린 종합운동장이라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한국의 집중력 저하를 유도하는 총력전도 예상된다.
선제골을 넣기까지 영리한 경기 운영만 해준다면 무서울 것 없는 클린스만호다. 지난달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의 선제골 이후 끌려다니는 경기를 했던 중국 24세 이하(U-24) 대표팀이었다. 연령별 대표팀은 곧 성인 대표팀의 스타일과 전술을 그대로 따라간다는 점에서 시원한 선제골을 터뜨려야 한다.
거친 플레이에도 도가 튼 대표팀이다. 손흥민은 리그나 유럽클럽대항전에서 집중 견제 당해왔고 지난 싱가포르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현규(셀틱), 조규성, 황의조(노리치시티)도 빠르고 거친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쉽이나 덴마크 수페르리가, 잉글랜드 챔피언십에서 뛰었다.
이들은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도 중국을 상대한 경험이 있다. 도발하는 상대에 눌리지만 않으면 충분히 요리 가능하다. 중국의 터프함을 경기력 우위로 누른다면, 걱정은 기우에 그칠 수 있다. 중국이 아닌 우리를 봐야 하는 클린스만호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