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 제명' 아니었다…손준호, 충남아산서 새출발→"역량 최대한 발휘, 승격 도움 될 것" [오피셜]

입력
2025.02.05 23:19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영구 제명 징계를 피한 손준호가 충남아산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충남아산은 5일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 영입! 활동량, 중원 장악력, 경험까지 갖춘 핵심 선수 영입으로 중원 강화"라고 발표했다.

충남아산은 보도자료로 "1992년생인 손준호는 국내외 우승 경험과 국가대표팀을 경험한 베테랑 선수다"라며 "2014년 포항스틸러스에서 데뷔한 손준호는 2017년 도움왕(14개)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전북현대로 이적한 후에는 2020년 K리그 MVP를 받으며 K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미드필더로 발돋움했다. 이후 산둥 타이샨과 수원FC를 거치며 커리어를 쌓았다"라며 손준호의 커리어를 소개했다.

이어 "또한 풍부한 국가대표팀 경험도 가지고 있다. 2014년 23세 이하(U-23) 국가대표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손준호는 2018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에 데뷔했다"라며 "2019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우승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큰 힘을 보태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충남아산은 손준호가 K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준 많은 활동량과 중원 장악력, 그리고 풍부한 경험을 높이 평가해 영입을 결정했다"라며 "손준호는 수비와 공격의 연결고리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5시즌 배성재 신임 감독이 추구하는 '헌팅 풋볼'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라며 손준호 영입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 영구 제명 징계를 전 세계로 확대하려고 하면서 커리어에 빨간불이 켜진 손준호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거절로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하게 됐다.

지난 2023년 5월 손준호는 중국에서 귀국하려다 중국 랴오닝성 공안에 연행돼 구금됐다. 당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한국 국민 한 명이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형사 구류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해 손준호의 구금 사실을 확인했다.

손준호 측은 손준호가 구금됐을 당시 승부조작 가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면서 뇌물수수 혐의로 인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고, 손준호는 중국 공안의 조사를 받다가 10개월 간의 구금 생활이 끝내고 지난해 3월에 귀국했다.



이후 중국축구협회로부터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 받은 손준호는 대한축구협회의 검토를 거쳐 K5리그 건륭FC에 등록,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이후 친정팀인 전북 현대와 훈련하며 입단을 눈 앞에 둔 것으로 보였으나 지난해 6월 K리그1 수원FC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에 돌아왔다.

시간이 흘러 지난해 9월 중국축구협회는 공문을 통해 중국 축구계를 휩쓴 승부 조작 연루자들에 대한 처벌안을 공개했다. 이들은 산둥 루넝에서 뛰었던 손준호에게 영구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중국축구협회는 공문을 통해 "관계 법기관이 인정한 바에 의하면, 전 산둥 구단 선수 손준호가 부당 이득을 도모하기 위해 부정 거래, 축구경기 조작, 불법 수익을 취하여 스포츠맨십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스포츠맨십을 상실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준호는 매우 나쁜 사회적 영향을 미쳤다. 중국축구협회 규율위원회는 '중국축구협회 규율 준칙' 제 2조, 제 5조, 제73조, 제74조, 제111조 및 '중국축구협회 윤리 및 공정경기위원회 업무규칙(시행)' 등의 규정에 의거하여 다음과 같은 처벌을 내린다"라고 덧붙였다.



처벌 내용에 대해선 "손준호는 축구와 관련한 모든 활동을 평생 금지한다. 모든 종사자들이 이 사건을 거울로 삼고, 자신을 깨끗이 하고, 부당한 아익의 유혹을 단호히 배격하고, 공정한 경쟁의 경기장 환경을 수호하며, 각 회원협회와 축구단이 경종을 울리고 경고 교육과 관리 지도를 강화해 축구 업계의 좋은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촉진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또 "현 시점에서 중국 축구 내에서만의 금지다. 하지만 FIFA에 공식으로 이의를 제기해서 전 세계적인 처벌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가 승부조작을 했다고 결정적으로 본 이유는 진징다오와의 현금 거래에 있다. 손준호는 지난 2023년 1월 산둥-상하이 하이강 경기에서 90분을 뛰었는데 중국 공안은 진징다오 등 여러 선수가 해당 경기서 승부조작에 가담해 돈을 벌었다고 보고 이들을 체포했다. 그 과정에서 진징다오가 손준호 역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당 경기 5일 지난 시점에서 진징다오가 손준호에게 20만 위안(약 3941만원)을 모바일로 송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중국 공안은 이 송금 사실에 대해 손준호가 승부조작을 하고 대가를 받은 결정적 증거로 간주하는 셈이다. 



중국축구협회가 승부조작을 근거로 중국 내에서의 선수 자격 영구 박탈 징계를 내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한축구협회는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손준호에게 내린 징계를 FIFA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통지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고, 수원FC는 손준호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중국축구협회의 요청에 따라 FIFA가 징계위원회를 열어 중국축구협회의 징계 내용을 검토하고 각 회원국에 손준호의 징계 내용을 전달하면, 손준호는 어느 국가에서도 축구 선수로 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손준호 미래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FIFA 징계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손준호의 영구 제명 징계를 전 세계로 확대해달라는 중국축구협회의 요청을 기각한 뒤 이를 대한축구협회에 통보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4일 "FIFA로부터 손준호의 징계를 전세계로 확대해달라는 중국축구협회의 요청은 기각되었음을 알리는 공문을 받고, 손준호 선수 측에게도 해당 공문과 사실을 알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징계의 국제적 확대요청이 기각됨에 따라 해당 징계는 일단 중국내에서만 유효하게 됐다. 이에 따라 손준호 선수는 국내 K리그 팀은 물론 중국리그를 제외한 해외리그에서도 등록의 길이 열렸다"라고 전했다.

FIFA가 중국축구협회 요청을 기각하면서 다시 그라운드로 복귀할 수 있게 된 손준호는 새 팀을 찾기 시작했고, K리그2 충남아산의 제안을 받아 충남아산 유니폼을 입었다.

손준호는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충남 아산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어 기쁘다. 저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해 충남아산이 K리그1으로 승격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충남아산 제공, 엑스포츠뉴스DB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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