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중국축구협회(CFA)의 징계 요청이 기각되면서 날개를 편 손준호가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충남 아산에 입단했다.
충남아산은 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미드필더 손준호를 영입했다고 알렸다. 계약 기간은 2년이다. 선수 생명이 끊길 위기에서 손준호가 뛸 수 있는 팀을 찾았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손준호는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시절인 2023년 5월 상하이 홍차오 공항을 통해 가족과 귀국길에 공안에 잡혀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그에게 씌워진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였다.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받는다. 이는 손준호가 승부 조작 또는 산둥에 입단해 감독에게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뇌물을 공여한 것 아니냐는 의심으로 이어졌다.
실제 중국 사법 당국은 손준호에게 이런 점을 들어 승부 조작이나 현금 거래 등을 밝히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준호는 영사 조력을 받았지만, 구금 기간은 길어졌고 지난해 3월 전격 석방, 귀국했다.
이후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 손준호는 기자회견에서 "끝까지 응원해 준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또, 승부 조작 가담이나 산둥 이적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은 부인했다.
반면, CFA는 손준호에게 영구 제명 처분을 내린 것은 물론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 축구연맹(AFC)에도 해당 처분을 통지하면서 전세계적인 적용을 요청했다. 수원FC는 손준호와 계약을 해지했고 무적 신제가 됐다.
반전은 지난달 24일 FIFA가 CFA의 요구를 기각하면서다.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리그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한축구협회가 대한체육회에 의뢰한 선수의 징계 처분과 관련한 유권 해석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FIFA의 기각이 중국이 주장하는 혐의가 완전히 씻긴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중국 내에서는 여전히 손준호를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 대상으로 보고 있다. CFA가 FIFA에 항소하지 않은 이유는 알 길이 없지만, 중국 내 혐의가 정리된 것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CFA가 손준호의 구금 기간 대화 등을 전면 공개하지 않는 이상, 또는 손준호 측이 중국으로 넘어가 수사 기록 열람 등을 하지 않는 이상은 알 길이 없다.
축구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CFA가 FIFA의 기각에 대해 최종 항소하지 않으면서 손준호가 팀을 찾을 길이 열렸다. 단,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면 손준호에 대한 CFA가 적용한 혐의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다. 손준호 역시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다. 슈퍼리그에 재진출하지 않는 이상 일단 손준호가 법적 다툼을 할 여지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국가대표에 발탁, 중국 원정을 가도 '축구적인 시각'에서는 문제가 없다. 중국 프로팀 소속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국내법에서 손준호를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는지는 알 수 없기에 신중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손준호는 충남아산을 통해 "충남아산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어 기쁘다. 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충남아산FC가 K리그1 승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개인 훈련을 하며 여러 상황에 대비했던 손준호는 즉시 전력감으로 꼽힌다. 구금 중에도 개인 운동을 했고 이는 수원FC에서 보여줬던 경기력 그대로였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대구FC에 아깝게 밀렸던 충남아산에 손준호는 엄청난 전력 보강과도 같다.
손준호는 6일부터 제주도에서 시작하는 충남아산의 동계 2차 전지훈련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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