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가 3일 새로 구성된 선거운영위원회 1차 회의에서 제55대 회장 선거를 오는 26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에도 정몽규 현 회장이 후보 자격을 유지한 채 허정무 전 감독, 신문선 명지대 교수와의 3파전 구도가 이어지게 됐다.
선거운영위는 이번 선거를 ‘재선거’가 아닌 ‘선거의 재개’ 형태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정몽규 회장의 후보 자격과 기호, 기탁금이 그대로 인정됐다. 선거운영위는 “아직 선거를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절차적 하자가 지적된 것이므로 선거 무효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존 후보자 등록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구성된 선거운영위는 선거 관리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외부 위원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중앙선관위 출신 3명, 법조계 3명, 학계 2명, 언론인 3명 등 총 11명 중 10명을 외부 인사로 선임했다. 특히 선거 전문성 확보를 위해 박영수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호선하고, 사단법인 선우회와 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 등 관련 단체의 추천을 받아 위원들을 위촉했다.
선거인단 구성에는 변화가 있다. 시도협회장과 전국연맹 회장 등 당연직 대의원 34명의 기존 명부는 유지하되, 선수와 지도자, 심판 등의 선거인단은 새롭게 구성한다. 선거운영위는 2월 2일까지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한 회원을 대상으로 추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는 앞선 선거에서 문제가 됐던 ‘개인정보 동의 미비로 인한 선거인단 축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26일로 선거일을 확정한 것은 선거인 명부 작성과 선거운동에 필요한 법정 기간을 확보하면서도,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등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주요 경기 일정과 겹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인 선거 장소와 세부 일정은 오는 8일 2차 운영위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앞서 이번 선거는 허정무 후보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며 중단됐었다. 당시 법원은 선거운영위 구성 불투명성과 온라인 투표 미실시, 규정(최대 194명)보다 21명이 적은 선거인단 구성 등이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는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이후 23일 재선거 시도마저 선거운영위원 전원 사퇴로 무산되자 축구협회는 이번에 선거관리 전문성과 독립성을 대폭 강화한 새 선거운영위를 구성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