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될 거라 생각했다"...'애제자' 손준호 믿었던 최순호 단장의 응원 "앞으로 본인 능력 잘 발휘하길"

입력
2025.01.24 15:40




[OSEN=고성환 기자] 최순호 수원FC 단장이 복귀길이 열린 손준호(33)에게 축하를 보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4일 오전(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손준호의 징계를 전세계로 확대해달라는 중국축구협회의 요청은 기각되었음을 알리는 공문을 받고, 손준호 선수 측에게도 해당 공문과 사실을 알렸다"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축구협회(CFA)는 지난 9월 10일 손준호에 대해 영구제명의 징계를 내린 뒤 FIFA 징계위원회(FIFA Disciplinary Committe)에 이 징계를 전세계로 확대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라며 "징계의 국제적 확대요청이 기각됨에 따라 해당 징계는 일단 중국 내에서만 유효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손준호 선수는 국내 K리그 팀은 물론 중국리그를 제외한 해외리그에서도 등록의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산둥 타이산(중국)에서 뛰었던 손준호는 2023년 5월 중국에서 귀국하려다 형사 구금됐다.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 추정되는 혐의를 받으며 약 10개월 동안 조사를 받았고, 지난해 3월 말이 돼서야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되는 것이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인 것으로 전해진다.

손준호는 긴 공백을 이겨내고 빠르게 경기장으로 돌아왔다. KFA는 CFA가 발급한 국제 이적 동의서(ITC) 등을 꼼꼼히 살핀 끝에 선수 등록에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 덕분에 손준호는 4월 말 K5리그 용산 건융FC에 입단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6월 말에는 수원FC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 복귀에 성공했다. 

포항 시절 스승이었던 최순호 단장이 있는 수원FC가 손준호에게 손을 내민 것. 손준호는 경기장 위에서 여전한 실력을 자랑하며 수원FC를 파이널 A로 이끌었다. 그는 김은중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수원FC의 중원을 지휘했고, 12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렸다.

[OSEN=박준형 기자] 수원FC 손준호 2024.07.14 / soul1014@osen.co.kr

[OSEN=수원, 박준형 기자] 수원FC 손준호가 11일 오후 수원시체육회관에서 중국축구협회 영구 제명 징계 관련 반박 기자회견을 가졌다.중국축구협회는 지난 10일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전(前) 산둥 타이산 선수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해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며 “손준호의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고 밝혔다.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 공안에 연행됐고, 이후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은뒤 지난 3월 풀려났다.이에 따라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거나 산둥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손준호 측은 강하게 부인해왔다.손준호가 눈물을 보이고 있다.    2024.09.11  / soul1014@osen.co.kr

하지만 지난해 9월 CFA가 손준호에게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 징계를 내리면서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CFA는 승부조작 관련으로 총 61명을 처벌했는데 그 중 손준호를 포함해 43명은 수위가 심각하다고 판단, '축구관련 활동 영구금지'의 중징계를 선고했다.

지난해 1월 손준호가 뛴 산둥과 상하이 상강의 경기가 문제였다. 중국공안은 산둥의 진징다오(김경도) 등 여러 선수가 해당 경기서 승부조작에 가담해 돈을 벌었다고 보고 이들을 체포했다. 그 과정에서 진징다오가 손준호 역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경기 후 5일이 지난 시점에서 진징다오가 손준호에게 20만 위안(한화 약 3777만 원)을 모바일로 송금한 사실이 드러났고, 중국공안은 이를 결정적 증거로 판단했다.

선수 생명의 기로에 선 손준호. 그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구치소에 감금된 후 일찍 풀려나고 싶은 마음에 없는 죄를 거짓으로 자백해 일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손준호는 "9개월 이상 감금당한 상태라 10개월 째에 판사와 거래를 해서 나오게 됐다"라며 "무죄가 맞다. 중국이 주장하는 유죄는 20만 위안에 대한 금품수수 혐의"라고 말했다.



그러나 손준호가 받은 돈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면서 여론은 악화됐다. 수원FC가 성급하게 영입했다며 책임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결국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팬들의 우려를 받아들여 손준호와 계약 종료를 결정했다.

만약 FIFA가 CFA의 징계를 승인하면 손준호는 그 어느 곳에서도 축구선수로 뛸 수 없게 되는 위기. 여기서 또 반전이 등장했다. FIFA가 CFA의 징계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기각한 것. CFA가 제출한 자료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기에 신빙성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OSEN=조은정 기자]2일 서울 장충동 앰버서더 호텔에서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이 열렸다.선수 부문 1세대에 헌핵된 최순호 수원FC 단장이 소감을 전하고 있다. 2023.05.02 /cej@osen.co.kr

많은 비판을 받았던 최순호 단장으로서도 '애제자' 손준호의 복귀길이 열린 건 너무나 반가운 일. 최순호 단장은 OSEN과 통화에서 "(손준호에게) 그냥 축하한다고만 얘기했다"라며 "손준호의 여러 가지 성향으로 봐서 이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떻든 축하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최순호 단장은 "그 당시 일은 정말 안타까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자유로운 몸이 됐으니 본인의 능력을 잘 발휘해주길 바란다. 손준호는 인성도 모두 갖춘 선수이기 때문에 걱정스럽지 않게 생각했다. 가끔 안부 전화를 했을 때도 꾸준히 훈련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잘됐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당시 손준호는 수원FC와 제대로 된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하고 떠났며 아쉬움을 남겼다. 최순호 단장은 "(작별 인사를) 공식적으로는 못 했지만, 손준호와 나와는 교감을 갖고 있었다. 내가 (구단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우리는 늘 긍정적인 소통을 해왔다.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제 손준호는 K리그에서도 뛸 수 있는 몸이 된 상황. 어려운 시기 그에게 손을 내밀었던 수원FC 복귀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다만 최순호 단장은 손준호 재영입 가능성에 대해 "그 부분은 내가 지금 뭐라고 이야기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라며 말을 아꼈다.

/finekosh@osen.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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