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정몽규 현 회장의 4선 길을 열어준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질타했다.
허 후보는 22일 오전 종로 축구회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스포츠공정위 재심사를 요구했다.
허 후보는 "21일 한 언론 보도를 통해 지난해 12월 개최된 정몽규 회장 스포츠공정위 심사에서 위원 중 하나가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는 심사'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공정과 상식을 바라는 많은 체육인들의 염원에 따라 공정한 재심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허 후보는 "당시 스포츠공정위는 비공개 회의에서 정몽규 회장의 국제기구 임원 진출 여부, 재정기여, 단체 운영 건전성, 이사회 참석률, 포상 여부 등에 대해 평가했다고만 했다. 그런데 이사회 참석률 정도 항목 외에는 점수를 얻을수 있는 항목이 없다고 판단한 저를 비롯한 많은 축구인들은 이에 대한 평가표를 공개해 줄 것을 공개 요청했지만 결국 아무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는 현재 허정무 후보, 현 회장인 정몽규 후보와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가 출마 후보로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당초 축구협회장 선거는 이달 8일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허 후보가 지난해 12월 30일 "축구협회가 협회장 선거 일정을 불공정하게 진행했다"며 "선거운영위원회 구성에 관해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허 후보는 프로축구 선수단이 동계 전지훈련을 떠날 시점에 선거가 진행된다는 점,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규정(최대 194명)보다 무려 21명이 적은 173명으로만 구성된 선거인단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런 이유를 들어 허 후보는 법원에 선거중단 가처분을 신청하는 초강수를 뒀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이 과정에서 선거가 23일로 한 차례 미뤄졌지만 선거운영위 위원 구성 문제가 추가로 불거지며 위원들이 전원 사퇴했다.


더불어 정몽규 후보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를 요구받기도 했다. 감사 결과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집행 및 차익금 실행 등 27개 위반 사항이 드러난 탓이다.
이에 대한 문제점들을 꾸준히 질타해온 허 후보는 이 날 기자회견에서도 스포츠공정위의 정화를 촉구하며 "새로운 수장이 선출되며 변화와 혁신을 준비하는 체육회가 스포츠공정위를 통해 정몽규 후보의 4선 연임 승인 요청에 대해 재심의해줄 것을 공식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심의에 앞서 골프 접대 등을 받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한 스포츠공정위에 대해서는 해촉한 뒤 재심사 진행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허 후보는 이 날 스포츠공정위 재심의 과정에서 정몽규 후보에 대한 문체부의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 요구, 문체부 감사 결과 280억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위약금 관련 문제, 문체부 감사 결과 280억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 및 5년 간 최대 2095억원의 보조금 삭감 경고, 문체부 감사 결과 27건에 달한 축구협회 행정 지적사항,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논란 등을 재심의 평가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 MHN스포츠 DB, 연합뉴스<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MHN Sport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