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가 K리그1에서 3연패를 달성하며 정규리그 조기 우승을 확정지었다. 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24 36라운드에서 울산은 강원FC를 2-1로 이기며 남은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조기 우승을 기록했다.
28년 전, 울산의 유니폼을 벗었던 김판곤 감독은 이제 사령탑으로서 울산의 K리그1 3연패를 이끌며 특별한 순간을 맞이했다. 1996년 선수로서 첫 우승을 경험한 그가 2024년에는 감독으로서 또 다른 우승의 기쁨을 누리게 된 것이다. 울산은 1996년, 2005년, 2022년, 2023년에 이어 이번 시즌까지 우승을 차지하며 K리그 통산 5회 우승을 기록했다.
울산의 3연패는 K리그 역사상 세 번째로, 성남FC(19931995, 20012003)와 전북 현대(2017~2021)에 이어 이룬 대기록이다. 이번 성과는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쉽지 않았던 가운데, 시즌 중반의 사령탑 교체라는 악재를 극복한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김판곤 감독의 '신뢰와 실리 축구'가 팀의 재정비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 7월, 울산은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되면서 시즌 도중 사령탑 교체의 시험대에 올랐다. K리그1 2연패를 이끌었던 감독의 갑작스러운 이탈로 선수들과 팬들은 동요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울산은 빠르게 후임 사령탑으로 김판곤 감독을 선임하며 팀을 안정시켰다.
김 감독은 1992년 울산에 입단해 프로에 데뷔하고, 1996년 울산의 첫 정규리그 우승을 함께한 경험이 있는 지도자다. 이후 홍콩으로 무대를 옮기고, K리그와 홍콩 대표팀을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22년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한 그는 울산의 러브콜을 받고 K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지도자로서 K리그에 대한 갈증이 있었지만, 먼저 오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다. 이제 때가 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현역 시절 별명인 '바람의 파이터'를 언급하며 팬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김 감독이 팀을 맡을 당시 울산은 2연패를 당하며 리그 순위가 가장 낮은 4위로 떨어져 있었다. 그는 선수들의 강점을 찾아내고 칭찬하며 신뢰를 주는 한편, "1분을 배고파하는 선수를 좋아한다"는 말로 선수들의 각성을 유도했다. 능동적인 공격과 주도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를 지배하며 승리를 따내는 전술을 주입했다.
김 감독의 데뷔전은 8월 10일 대구FC와의 경기였으며, 이 경기에서 울산은 자책골로 힘겹게 1-0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어진 수원FC전에서 1-2로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이후 그는 조급함을 버리고 벤치 멤버들에게 기회를 주며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8월 25일 광주FC전 승리를 시작으로 3연승을 기록하며 선두로 도약했다.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