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세이브 오승환 “오늘은 조금 뿌듯해 해도 될 것 같다”[일문일답]

입력
2023.06.06 21:07


돌부처는 돌부처였다. 한·미·일 통합 500세이브,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올렸지만 오승환(41)은 담담했다. 축하의 물세례로 흠뻑 젖은 머리칼과 현충일을 맞아 특별히 입은 베테랑 유니폼 군데군데 묻은 케이크 자국이 아니라면 평소와도 그리 다를 것 없는 그였다. 오승환은 6일 대구 NC전 9-6 승리를 프로 통산 500번째 세이브로 지켜낸 뒤 취재진과 만나 “이게 끝이 아니다. 그래도 500번의 팀 승리를 지켰다는 점에서 조금은 뿌듯해도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래는 일문일답

-소감이 어떤가

“아홉수라면 아홉수가 걸려 있었던 기록인데, 모르겠다. 이게 끝이 아니니까. 어떻게 뭐라고 말씀을 못드리겠다.”

-500세이브 감회가 있을 텐데

“오늘 같은 경우는 ‘500번 팀의 승리를 지켰구나’ 이거에 대해서 조금, 잠깐은, 뿌듯해 해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세이브 기록은 혼자서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동료들이 축하해줬는데 항상 고맙다.”

-기록을 빨리 세우고 싶다고 했다

“좀 많이 늦어졌다. 시즌 초반에 좋지 않았고, 생각대로 되지 않았고, 마무리 보직에서 내려왔고, 말도 안되는 선발 경기도 나갔다. 그래도 그런 계기를 통해서 빨리 자리로 돌아온 것 같다. 불펜에서 힘을 보탤 수 있어서, 그게 가장 큰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세이브가 없는지

“그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고, 멋있는 대답을 해드리고 싶은데 정말로 없다. 세이브가 너무 많아서 그런 건가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 정말 모르겠다. 어떤 경기가 더 쉽고, 어렵고 그런게 떠오르지 않는다. 항상 똑같은 것 같다. 시즌이 끝난 것도 아니고, 우승 결정짓는 마지막 세이브도 아니니까.”



-주변에 고마운 사람들이 있다면

“올시즌은 부모님도 힘드셨던 것 같다. 매일매일 어머니한테 카톡도 오고. 이제는 경기 나가서 점수 줄 때가 더 많으니까. 장인 어르신은 야구를 워낙 좋아하시지만, 장모님은 야구를 아예 모르신다. 그런데 이제는 야구 박사가 되셨다. 제가 좋지 않다 보니 그렇다. 와이프도 결혼(2022년 1월)하고 난 이후로 제가 야구 못하는 모습을 너무 보다 보니 좀 눈치를 보고 미안해하는게 스스로 많이 미안하더라. 주위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게 가장 마음에 걸렸다.”

-마흔 두살에 마무리 자체가 대단한데

“제가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잘못됐다고 본다. 유니폼 입고 뛸때는, 상대 타자가 20대 초반이라도 같은 입장이니 그런 생각할 필요는 없다. 4월에 아이가 태어나서 잘하고 싶은 욕심이 더 생기는 것 같다.”

-불펜에서 나올 때 후배들이 박수 치며 응원하더라

“오늘이 500세이브라는 것 알고 있었고, 그래서 ‘망치지 말자’는 생각이 좀 더 강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줘서, 3점차 상황에서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공 하나하나 던질 때마다 팬들이 환호했다.

“너무 예전이긴 하지만, 시민야구장 시절에는 정말 팬분들이 공 하나하나 그렇게 열광을 해주셨다. 그렇게 자주 해달라는 건 아니고(웃음). 더 집중할 수 있었고, 팬분들도 기록을 알고 계시구나라고 한번 더 생각하게 됐다.”

-일본과 미국팬들에게도 한마디.

“오키나와 가면 아직도 일본팬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 아직까지 기억을 해주시는데, 그분들이 한국야구 찾아보실 때 더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미국에서도 세인트루이스 팬분들이 아직도 (인스타그램) DM을 많이 보내 주신다. 너무 감사하다. 언젠가는 분명히 잊히기도 하겠지만, 그분들이 한국 야구를 더 재밌게 보시고 관심 가지실 수 있도록 제가 더 열심히 하겠다.”

-선발로 갔을 때 기록 무산 우려가 나왔고, 루머(은퇴설)도 돌았다.

“거기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제가 좋지는 않않지만, 포기할 건 아니었으니까. 전혀 신경 안썼고, 제가 이겨내면 당연히 (마무리) 자리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남은 목표가 있다면

“KBO 리그 400세이브(현 378세이브)가 일단 있는데, 물론 그걸 향해서도 뛰겠지만 지금 팀 성적이 좀 안좋은 상황에서 승리를 지키는게 가장 크다. 블론하지 않고 계속 세이브를 하다보면 팀 성적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팀이 많이 이기면 또 세이브도 따라오는 거니까. 블론하지 않는게 가장 큰 목표다”

스포키톡 4,559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 토리누나123
    멋지다
    9달 전
  • 진저진저
    파이팅~
    9달 전
  • 가치탈래요
    화이팅
    9달 전
  • 카멜로앤서니
    엘지팬이지만 오승환 선수 너무 멋지고 대단한 것 같습니다
    9달 전
  • 00088991
    응원합니다
    9달 전
실시간 인기 키워드
  • 류현진 첫 승 도전
  • 대한항공 OK금융그룹
  • 올림픽대표팀 엔트리 발표
  • 이정후 데뷔전 안타
  • 손흥민 재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