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잠실 빅보이? "비공식까지 합치면 고교 40홈런 타자" 물 들어올 때 노 저을까

입력
2023.06.05 21:00
 최근 LG에서 1군 데뷔전을 가진 김범석 ⓒLG트윈스 지난해 제6회 이만수 홈런상을 수상한 김범석(오른쪽). ⓒ도곡동, 박정현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불과 2주일 전까지만 해도, LG의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7순위) 지명자인 김범석(19)이 당장 1군에 콜업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 보였다. 염경엽 LG 감독은 "코치들로부터 추천은 받았다"고 했지만, 로스터에 자리가 마땅치 않다고 난색을 지었다.

김범석의 기량과 잠재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싫어서 1군에 올리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문제는 팀 야수진의 전력 구상이었다. 포수로 지명을 받은 김범석은 올해 아직은 포수로 뛰지 못하고 있었다. 퓨처스리그(2군)에서는 지명타자로 나갔다. 1군에는 이미 지명타자로 하루를 쉬어 가야 하는 선배들이 차고 넘쳤다. 이미 1군에서 검증이 된 이 선수들을 넘을 정도로 확신이 있는 카드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대타로 기용을 해야 하는데, 그 우타 대타 자리에는 이미 이재원이나 송찬의와 같이 스프링캠프부터 염 감독의 구상안에 들어가 있는 선수들이 있었다. 즉, 로스터의 포화 상태로 김범석이 들어갈 자리가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직 신인 선수다. 급하게 올리기보다는 과정과 단계를 밟길 바랐다.

그런데 상황이 묘하게 바뀌었다. 이재원이 수비 도중 허벅지를 다쳐 1군에서 빠졌고, 송찬의는 수비에서 불안감을 보여주며 역시 1군에서 빠진 것이다. 염 감독이 말한 로스터에서의 그 '자리'가 열렸고, 결국 1군 투어를 하던 김범석이 6월 3일 선택을 받았다.

경남고 시절 아마추어 최고의 공격형 포수로 이름을 날렸던 김범석은 올해 퓨처스리그를 폭격하며 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다. 퓨처스리그 시즌 34경기에서 타율 0.376, 6홈런,2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72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뒀다. 퓨처스리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신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성적을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웠다.

타격에서의 잠재력은 차고 넘친다는 평가다. 지난해 LG 스카우트로 재직했던 김용의 '스포타임 베이스볼' 위원은 "김범석이 덩치는 크지만 정말 영리하게 치는 선수다. 고등학생인데도 볼카운트 싸움을 할 줄 안다. 지난해 경기를 보면 패스트볼보다는 변화구를 쳐서 넘긴 홈런이 더 많다. 고교 레벨에서는 1B이나 2B, 1B-1S의 카운트에서 변화구를 많이 던지는데 그 타이밍에 노림수가 굉장히 좋았다. 아예 변화구를 노리고 들어가더라"고 놀라웠던 과거를 떠올렸다. 당당한 체구를 자랑하는 김범석은 퓨처스리그에서도 진가를 과시했다 ⓒLG트윈스 비공식 대회까지 합치면 40개 이상의 홈런을 때린 경남고 시절의 김범석 ⓒ곽혜미 기자

작년 고교 포수 중 수비는 김동헌(키움), 타격은 김범석이 가장 나았다고 회상한 김 위원은 이어 "비공식 경기를 포함해서 지난해 때린 홈런만 40개가 넘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치는 건 재능이 있다고 본다"면서 "도루하는 포수이기도 했다. 도루도 굉장히 많이 했다. 포수가 그 정도 센스까지 있다는 건 대단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사실 시즌 전 김범석의 활용도를 놓고 LG도 고민을 많이 했다. 마무리캠프에 불렀는데 몸이 아픈 곳이 많았다. 그래서 포수로서의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포수라면 기본적인 수비력을 갖추고 있어야 했는데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는 못한 것이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도 타격에 집중했고, 김범석을 부를 때 베테랑 포수 허도환을 같이 올린 것도 아직 포수로서는 쉽지 않다는 LG의 의중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몸을 정비하고, 올해부터 체계적인 포수 훈련을 받고, 군 문제를 적절한 시점에 해결한다면 추후 LG의 안방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하겠지만 충분히 기다려줄 만한 자원이다. 당장은 박동원이라는 주전 포수가 있어 김범석을 시간을 벌어줄 수도 있는 LG다.

힘 하나는 포수 중 최고 레벨이라는 평가다. '잠실 빅보이'로 불리는 이재원의 지금이 아닌, 신인 시절을 돌아보면 그와 비슷하다는 호평도 있다. 장타를 칠 수 있는 포수는 예나 지금이나 매력적이다. 어쩌면 운이 따르며 1군 기회를 잡은 김범석이 일단 타격부터 코칭스태프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는 것도 능력이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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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팅입니다
    9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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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고 화이팅
    9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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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석 화이팅
    9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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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윈합니다
    9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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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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