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또 졌다.

롯데는 2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서 2-5로 패했다. 7경기째 치른 시범 경기서 1승1무5패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찬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득점권 찬스를 제법 많이 잡는다. 하지만 득점권에서 한 방이 나오지 않으며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7경기서 뽑은 득점이 22점에 불과하다.



지난해 타점 머신으로 활약했던 렉스의 부진이 뼈아픈 상황이다.

렉스는 시범 경기 6경기 동안 안타를 치지 못했다. 20일 삼성전서 첫 안타가 나왔다. 하지만 득점권 안타는 아니었다.

렉스는 지난해 득점권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득점권 타율이 0.449나 됐다. 렉스와 주저 없이 재계약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올 시범 경기 득점권 타율은 ‘0’이다. 단 한 번도 득점권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안타도 7경기 만에 처음 나왔다. 렉스의 집중력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롯데는 렉스 걱정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나름의 분명한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타구의 질이 나쁘지 않다. 정면 타구가 많아서 그렇지 제대로 맞은 타구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박흥식 롯데 수석 겸 타격 코치는 렉스가 6경기 무안타에 시달리고 있을 때도 “곧 안타가 나올 것”이라고 예견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렉스는 다음날인 20일 첫 안타를 신고했다.

곧 득점권에서의 집중력도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 롯데의 판단이다.

혹 렉스에 대한 장.단점 분석이 모든 팀에서 끝난 것은 아닐까. 지난해 렉스는 시즌 도중 대체 선수로 합류했다. 분석을 당할 시간이 짧았다.

이제는 다르다. 렉스에 대한 모든 데이터가 각 팀에 수집된 상황이다. 약점을 주로 공략당하고 있는 것이라면 지금의 부진은 정규 시즌 부진의 전조일 수 있다.

그러나 롯데는 그런 걱정에서도 한 걸음 벗어나 있다. 렉스가 코칭 스태프와 전력 분석팀의 조언에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흥식 수석은 “렉스의 장.단점은 우리가 제일 잘 안다. 상대팀의 분석이 끝났을 것이기 때문에 다소 고전할 수는 있다. 하지만 렉스는 조언에 귀가 열려 있는 선수다. 코치로서 데이터와 타격폼 등에서 나오는 문제점을 지적하면 받아들이고 고치려고 노력하는 선수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훈련을 많이 해 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처도 곧 가능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렉스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타고난 성실성에 귀까지 열려 있는 선수는 좀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시범 경기 출발이 좋지는 않았지만 곧 나아질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실제 안타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곧 득점권에서의 집중력도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 롯데의 판단이다.

이대호가 빠져나가며 중심 타선의 화력이 떨어진 롯데다. 남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더욱 살아나야 한다.

지난해 놀라운 득점권 집중력을 보여줬던 렉스의 몫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렉스가 막히면 롯데 타선 전체가 정체 현상을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롯데는 걱정하지 않는다.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고 단점을 보완하려는 의지도 강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박 수석은 “앞으로 렉스를 더 지켜보면 알 것이다. 정말 준비를 잘 해왔고 노력도 많이 하고 있다. 이제 좋아질 일만 남았다. 렉스와 함께 전체적인 타선의 응집력도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렉스가 롯데의 기대대로 다시 타점 머신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