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사직, 윤욱재 기자] 이렇게만 던지면 78억원이라는 거금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한화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대대적인 선수 보강에 나섰다. FA 외부 영입에만 무려 128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한 것. 먼저 공수겸장 유격수 심우준과 4년 총액 50억원에 사인한 한화는 'FA 최대어'로 불렸던 강속구 사이드암 엄상백과 4년 총액 78억원에 계약하면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과연 한화가 FA 투자를 통해 가을야구로 향하는 발판을 만들 수 있을까. 일단 엄상백의 출발이 상쾌하다. 엄상백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KBO 시범경기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엄상백은 5이닝 동안 겨우 44개의 공을 던지면서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역시 최고 구속 147km에 달하는 빠른 공이 돋보였다.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8일 청주 두산전에서는 3⅔이닝 5피안타 3볼넷 3실점(2자책)으로 다소 흔들렸는데 이날 경기에서는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다.
거액의 대접을 받고 새로운 팀에 왔다. 아무리 시범경기라도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클 수도 있다. 그러나 엄상백은 "항상 비시즌에는 그렇게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오히려 결과가 좋지 않으면 '내가 왜 못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잘 했을 때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다. 차라리 지금 결과가 안 좋은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사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그리 결과가 좋지는 않았다. 그래서 생각하고 연구를 하다보니까 오늘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아서 다행이다. 투구 밸런스도 괜찮았다"라고 말했다.


엄상백은 5회까지 던지고도 불펜에서 또 피칭을 해야 했다. 목표로 했던 투구수에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 "원래 70개까지 던지는 것이었다"라는 엄상백은 "투구수가 너무 적어서 불펜피칭까지 했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시속 150km에 가까운 빠른 공이 역시 위력적이었다. 100% 힘으로 던진 것일까. 아니었다. "오늘은 거의 세게 던지지 않았다. 레이예스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에서 던질 때 세게 던진 것 같다"라는 엄상백은 이날 자신의 최고 구속이 147km까지 나온 것을 확인하자 "그래도 147km면 잘 나온 것 같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규시즌 개막까지 남은 기간 동안 역시 직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투수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구라고 생각한다. 직구가 좋아야 모든 변화구가 통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는 엄상백은 "아직 직구는 100%는 아닌 것 같다. 남은 기간 동안 끌어올리면 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한화는 엄상백에 이어 문동주~김범수~김종수~주현상이 차례로 나와 2-0 승리를 합작했다. 한화가 올해 만큼은 양과 질이 풍부한 투수진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마침 이날 문동주는 최고 구속 159km를 찍기도 했다. 한화에는 문동주 뿐 아니라 김서현, 한승혁 등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 즐비하다. 엄상백이 "'현타'가 온다. 한때 나도 빠른 볼을 던졌다. 150km 넘는 공이 1년에 2~3번 나온다"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
엄상백은 "우리 팀 투수들이 너무 좋아서 진짜 깜짝 놀랐다"라면서 "이제 잘 막기만 한다면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화가 이날 경기처럼 '지키는 야구'를 표방할 수 있다면 엄상백의 말처럼 승리 확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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