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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감독은 25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 중인 훈련 도중 취재진을 만나 다시 메시지를 전했다. 이승엽 감독은 "여기서 못하면 퓨처스리그로 가야 하는데 존재감을 나타내는 선수가 잘 안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22일에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지금 아직은 어떻게 해서든 살아나가려고 하는 그런 절박한 모습이 안 보인다. 젊은 선수들은 자신들이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어제는 화가 났다"고 했다.
이승엽 감독은 선수들에게 직접 이야기하지 않았다. 일일이 실명도 거론하지 않았다. 코치진을 통해 전달했다. 보다 직접적인 표현은 미디어에 했다. 이 감독은 "직접 말하면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선수들은 느껴야 한다. 알아야 한다. 이제 다 프로야구 선수"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선수들이 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감독의 뜻을 알아채길 바랐다.
3일 동안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이승엽 감독은 "(선수들이)기사를 못 봤나 봅니다"라며 웃었다. 이어서 "젊은 선수들은 지금 벌써 시즌이 시작한 것이다. 외국인 포함해서 베테랑 몇 명 정도야 주전이라고 생각하면 개막 맞춰서 하면 되겠지만 어린 선수들은 아니다"라며 연습경기도 정규리그 경기처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두산은 요미우리 2군과 연습경기에서 0대0 무승부를 거뒀다. 두산은 기상 상황 때문에 주전들에게 휴식을 줬다. 선발 명단에서 정수빈 김재환 강승호 케이브 양석환이 빠지고 조수행 추재현 임종성 전다민 박지훈이 들어갔다. 오명진 김민석 박민준 이유찬까지 선발 출전했다.
이승엽 감독은 "이 경기도 원래 어린 선수들은 못 나가는 거다. 날씨 때문에 라인업이 바뀌어서 기회가 왔다. 그러면 이런 경기에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이들의 시즌은 지금 시작이다. 여기서 못하면 퓨처스리그 가야 하는데 좀 안 보인다"며 씁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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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좌익수 유격수 2루수를 발굴하려고 했다. '어느 정도까지 왔느냐'는 질문에 이승엽 감독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며 전혀 성에 차지 않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심지어 2군 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유격수 박준영과 박계범을 시범경기에서 확인해야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현재 미야자키 멤버들은 그만큼 분발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다. 이유찬 여동건 오명진 박준순 등이 2루와 유격수 후보다.
외야 한 자리도 조수행 김민석 추재현 등이 경합한다.
이승엽 감독은 "베테랑들은 본인들이 알아서 한다. 젊은 선수들은 우리가 끌고 가야 한다. 팀이 바뀌려면 젊은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들이 우리가 요구하는 좌익수와 2루수에서 한 명씩 특출나게 나와야 한다. 어제 보니 조수행 선수가 좋더라. 그걸 어린 선수들이 이겨먹으려고 해야 한다. 안 되겠구나 하고 적당히 생각하면 1군에 있을 수 없다. 앞으로 바뀌겠죠"라며 치열하게 경쟁해서 이겨내길 당부했다.
미야자키(일본)=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