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호주 멜버른 1차 스프링캠프에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신인 선수 6명을 데려갔다.
1라운드(전체 2순위) 투수 정우주를 비롯해 권민규, 박부성, 포수 한지윤, 내야수 이승현, 외야수 이민재 등이 포함됐다. 전 포지션에 걸쳐 다양한 신인들이 대거 1군 캠프에 참가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코칭스태프의 선택을 받은 6명의 신인은 1군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리면서 많은 것을 체득하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멘털, 마음가짐 등 여러 방면에서 선배들의 노하우를 습득하며 1군 데뷔의 꿈을 키워가는 중이다.
대다수의 관심은 정우주에게 쏠렸지만, 실전을 통해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은 신인들도 있다. 바로 권민규와 한지윤이다.
둘은 14일부터 16일까지 진행한 호주 대표팀과 연습경기에 출전해 두각을 나타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되는 2차 캠프, 더 나아가 개막 엔트리 승선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2025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2순위)에서 지명돼 한화 유니폼을 입은 권민규는 강타자가 즐비한 호주 타선을 상대로 신인이라고는 믿기 힘든 완벽한 피칭을 했다.
15일 경기에 나선 권민규는 2⅔이닝 동안 단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참가한 마무리캠프에서 코칭스태프를 감탄하게 한 제구력이 이날 경기에서도 빛을 발했다. 구속은 현지 중계상으로 최고 145㎞가 나왔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한화 레전드' 김태균 해설위원은 "고졸 선수가 이렇게 스트라이크를 잘 던진다. 제구력은 유니크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앞으로 더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구속을 끌어올리면 완성형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포수임에도 고교 시절부터 타격 재능 하나만큼은 인정받았던 한지윤은 같은 날 호주 마운드를 상대로 번뜩이는 타격 본능을 보여줬다.
5-5 동점 상황이던 9회 1사 1루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한지윤은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추가점을 뽑은 한화가 6-5 역전승을 거두면서 한지윤의 안타는 결승타가 됐다.
아무리 연습경기라도 9회 역전 상황에 대타로 나오면 누구나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게 신인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한지윤은 자신 있게 배트를 휘둘렀고,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포수는 수비가 우선이지만, 타격 능력이 탑재되면 금상첨화다. 당장은 최재훈, 이재원 등 베테랑 포수가 있어 포수 마스크를 쓰기 어려울지 몰라도, 타격 능력이 있으면 득점 찬스에 대타로 기용될 수 있다. 활용 가치를 늘리는 측면에서 전혀 나쁠 것이 없다. '공격형 포수'의 등장은 한화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한화 선수단은 19일 호주 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뒤 20일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 2차 스프링캠프를 실시한다. 많은 연습경기를 치를 한화의 2차 캠프에서는 신인 선수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