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우승 성장을 지켜본 사나이… 한화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2년 전과 이게 다르다

입력
2025.02.15 10:40
 한화에 진짜 경쟁이 시작되는 분위기가 있다며 올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채은성은 자신부터 좋은 성과를 내 그 분위기를 이끌어가겠다는 각오로 뭉쳐 있다 ⓒ한화이글스 채은성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면서 팀 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그것이 팀을 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한화이글스

[스포티비뉴스=멜버른(호주), 김태우 기자] 2023년 KBO리그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29년 묵은 한을 풀어낸 LG는 그 과정이 한 번에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복잡한 과정을 거쳤고, 좌절했던 시기도 있었고, 좀처럼 잡히지 않는 마지막 그 단계에 고전하던 시기도 있었다.

한때는 많은 돈을 들여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거물급 선수를 사오기도 했지만 그 기대만큼 팀 성적이 나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다. 그런 LG는 팀 내부에서의 육성에 외부 FA 효과를 더하면서 지금은 꾸준히 성적을 내는 대표적인 팀으로 탈바꿈했다. 2019년 승률 0.552(4위), 2020년 승률 0.564(4위), 2021년 승률 0.554(4위), 2022년 승률 0.613(2위)을 거쳐 2023년 대망의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고 이는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어졌다.

한 번에 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리고 그 과정을 지켜본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채은성(35·한화)이다. 효천고를 졸업하고 2009년 LG의 육성 선수로 입단한 채은성은 각고의 노력을 거쳐 2016년부터 팀의 주전 선수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후 팀의 주전 외야수로 자리하면서 팀의 성장을 함께 했다. 그리고 지금은 한화가 그 단계를 똑같이 밟기를 바라고 있다.

채은성은 단순한 투자가 모든 성적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래서 "야구가 어려운 게 딱 그런 것 같다"고 LG 시절을 돌아봤다. 채은성은 LG가 강팀의 반열로 올라선 계기는 경쟁이었다고 말한다. 채은성은 "그때 당시에 나도 자리를 잡기 위해 아등바등했었다. 내가 외야수를 할 때까지만 해도 경쟁자가 너무 많았다. 한 해 자빠지면 바로 교대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내부적으로 경쟁이 이뤄지면서 팀이 강해졌다"고 떠올렸다.

그런 여건이 형성되다보니 경기에 나가는 선수도 긴장하고,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선수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팀에 적당한 긴장감이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선수층 강화로 이어지고 결국 LG가 대권을 도모하고 차지할 수 있는 결정적인 원동력이 됐다. 그리고 2023년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한화로 이적한 채은성은 한화도 서서히 그 과정이 시작되고 그 단계를 밟아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채은성은 첫 한화 입단 당시와 지금은 분위기가 또 달라졌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본다. 채은성은 "사실 내가 여기 처음 왔을 때는 야수의 경우 완전 젊은 친구들밖에 없었다. 경쟁이라는 게 별로 보이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면서 "하지만 이제 (김경문) 감독님이 새로 오시고, 캠프 동안 잘하는 선수가 나간다고 공표를 해주신 상태다. 보이지 않게 경쟁하는 게 딱 보인다. 애들이 안 보이는 곳에서 열심히 한다. 다들 열심히 준비하고 뒤처지지 않게 하려고 하면 또 좋아질 것 같다"고 희망을 봤다. 올해는 1루로 준비를 하는 채은성은 "내가 봐도 외야 두 자리는 누가 나갈지 모르겠다"면서 후배들의 경쟁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후배들이 따라오는 만큼 자신도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LG 시절 느껴본 긴장감을 올해 다시 느끼고 있다. 6년 총액 90억 원에 계약한 선수는 보통 자기 자리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채은성은 지난 2년간 팬들과 구단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자책한다. 그래서 스파이크 끈을 더 조이고 있다. 김경문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여 바꾼 타격 폼과 느낌도 지난해부터 계속 좋아지고 있다. 채은성은 지난해 전반기 64경기에서는 타율 0.232로 부진했지만, 후반기 60경기에서는 타율 0.317에 14홈런을 때리며 완전히 감을 잡은 채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 좋은 감을 올해 시작부터 보여준다는 각오다. 올 시즌 여러 방면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한화는 반드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강팀의 교두보를 만들어간다는 각오다 ⓒ한화이글스

채은성은 "어렸을 때는 체중 이동을 극단적으로 했다. 거의 투수 쪽으로 뛰어나갈 정도로 했다. 그 안에서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에버리지를 만들어냈다"면서 "감독님은 이제 그런 부분을 조금 줄이는 게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래서 줄여가면서 하다 보니까 결과가 좋고, 이렇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시합에서 느낀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치는 영상이 핸드폰에 다 있는데 많이 달라지기는 했더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감도, 팀의 감도 좋다. 채은성은 베테랑 선수로서 자신이 잘해야 팀을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젊은 선수들에게 지지 않겠다는 원초적인 욕심도 있다. 한편으로 팀도 더 강해졌다고 믿는다. 채은성은 "나도 좋은 대우를 받고 여기 왔지만 내 뒤로도 좋은 선수를 계속 영입해 주셨다. 점점 좋아질 것 같다. 작년과 다르게 느낌이 괜찮다"면서 "좋은 선수 두 명(심우준 엄상백)이 또 영입됐고, 경험 있는 선수도 있고 능력 있는 젊은 선수들도 있다. 좋은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가오는 시즌을 고대했다. 한 번에 이뤄지는 우승은 없다. 한화가 차근차근 교두보를 마련해 나가는 시즌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적어도 선수단 내에는 "올해는 반드시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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