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통합 우승을 일구며 구단의 오랜 한을 풀어버린 LG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도 당연히 우승 후보로 뽑혔다. 비교적 탄탄한 전력에 우승을 했다는 자신감과 경험까지 있었다. 차근차근 전력을 모으며 우승권의 다크호스로 뽑힌 KIA와 '2강 구도'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LG는 2연패까지는 모자란 시즌을 보냈다. 정규시즌에서 KIA의 독주를 지켜봐야 했고, 삼성과 2위 경쟁에서도 밀려 3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분전했지만 결국 한국시리즈에 가지 못하고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멈췄다. 통합 우승의 큰 지분을 차지했던 마운드 전력이 전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마무리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한 가운데, 믿었던 대안들이 부진한 경우가 많았다.
전체적인 평균자책점 순위에서는 선전했지만, 시즌 내내 마운드 전력이 안정되지 못해 여러 가지 안을 돌려쓰는 어려운 행보가 이어졌다. 그런 LG의 올해 목표는 당연히 마운드 재건이라고 할 만하다. 일단 평가를 유보하는 시선이 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장현식을 영입하며 불펜은 보강했지만, 안정적인 국내 선발인 최원태가 삼성으로 이적했다. 기대를 모으는 새 자원들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다만 조금 더 기다리면 확실한 지원군이 돌아온다는 계산은 있다. 염경엽 LG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는 선수다. 바로 지금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우완 이정용(29)이 그 주인공이다. 이정용은 2023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한 뒤 2023년 12월 입대했다. 제대 예정일은 2025년 6월 초다. 상무에서 정상적으로 공을 던지면 곧바로 1군에 합류할 수 있는 구조다.
동아대를 졸업하고 2019년 LG의 1차 지명을 받은 이정용은 2020년부터 1군 경기에 나서며 LG 마운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2021년에는 66경기에서15홀드, 2022년에는 65경기에서 22홀드를 기록하며 불펜의 축으로 활약했다. 2023년 취임한 염경엽 감독은 '이정용은 불펜'이라는 고정 관념을 깨고 과감하게 선발 기회를 줬고, 이정용도 이에 부응하며 이제는 선발과 불펜 모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됐다.
제대 후 어떤 보직을 수행할지는 아직 알 수 없고, 해당 시점의 팀 상황과 선수의 컨디션까지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할 전망이다. 하지만 LG로서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어디에서든 쓸 수 있는 다목적 카드 하나를 얻는다는 게 굉장히 크다. 양쪽 모두 완벽한 세팅은 아닌 만큼 이정용이 곧바로 즉시전력감으로 돌아와 주길 바라고 있다. 2023년 시즌의 활약상을 생각하면 FA급 전력 보강 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

부임 이후 마땅한 '취임 선물'을 받지 못한 이호준 NC 감독도 한 선수를 기다리고 있다. 팀의 에이스이자, 한때 대한민국 대표팀의 좌완 에이스로 각광을 받은 구창모(28) 또한 이정용과 같은 시기에 입대해 올해 중반 제대한다. 물론 '건강하다면' 이라는 전제가 붙기는 하지만, 건강한 구창모는 그 어떤 리그 토종 에이스에 밀리지 않을 정도의 기량을 가지고 있다. NC로서는 정말 FA급 전력 보강 요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구창모는 2019년 23경기에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3.20, 2020년 15경기에서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74, 2022년 19경기에서 11승5패 평균자책점 2.10이라는 화려한 성적을 거뒀다. 2023년에도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했다. 그러나 매 시즌 출전 경기 수에서 볼 수 있듯이 부상이 너무 잦았다. 입대 후에도 부상 때문에 지난해 퓨처스리그 등판은 두 경기에 그쳤다.
하지만 구창모는 현재 몸 상태를 끌어올리며 건강한 제대를 기약하고 있고, 토종 선발진이 약세인 NC에는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미 거액의 비FA 다년 계약(2023년부터 2029년까지 최대 7년 132억 원)을 한 만큼 NC도 구창모의 몸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