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손해 아니야?" 벌써 10년이 지난 초대형 트레이드, 막내구단의 운명을 바꿨다

입력
2025.02.10 20:42
 장성우 ⓒKT 위즈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벌써 10년이 지난 일이다.

KT와 롯데는 지난 2015년 5월 2일 KBO 리그의 역사를 바꿨다. 무려 9명의 선수가 오가는 역대급 트레이드를 실현한 것이다.

KT는 박세웅, 이성민, 조현우, 안중열을 롯데에 내주는 한편 롯데로부터 장성우, 최대성, 윤여운, 이창진, 하준호를 받는 4대5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선수 9명이 트레이드로 움직인 것은 역대 최초. 종전 기록인 2001년 삼성과 SK의 6대2 트레이드를 넘어선 것이었다.

트레이드의 메인은 박세웅과 장성우였다. KT는 "투수 리드가 좋고 공격력이 우수한 장성우를 영입했다"라고 반색했지만 팀내 최고의 유망주였던 박세웅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한 것을 두고 비난이 쏟아졌다. 팬들은 "어떻게 미래의 에이스를 트레이드할 수 있느냐", "100% 손해다"라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박세웅은 많은 팬들이 기대한 것처럼 롯데에서 '토종 에이스'로 성장했다. 지난 해에는 6승 11패 평균자책점 4.78로 주춤했지만 2021~2022년에는 2년 연속 10승을 수확했고 2023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한편 9승 7패 평균자책점 3.45로 활약하며 롯데 마운드의 자존심을 지켰다. 롯데는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원에 비FA 다년계약을 맺으며 프랜차이즈 스타급 대접을 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장성우를 품은 KT는 어떻게 됐을까. KT 입장에서는 운명을 바꾼 트레이드라 할 수 있다. 안방이 약했던 KT는 장성우의 가세로 날개를 달았다. 롯데 시절 강민호라는 걸출한 포수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장성우 또한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장성우 ⓒKT 위즈 장성우 ⓒKT 위즈

장성우가 롯데에서 KT로 건너올 때만 해도 22경기에서 타율 .245 3홈런 12타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KT에서 안방을 독차지한 장성우는 133경기 타율 .284 13홈런 77타점이라는 놀라운 대반전을 현실로 만들었다.

트레이드가 이뤄질 당시만 해도 막내구단의 한계를 넘지 못했던 KT는 장성우라는 '10년 포수'를 획득하면서 안방 고민을 해결했고 2019년 창단 첫 5할 승률, 2020년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 그리고 2021년 대망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 명문구단으로 우뚝 섰다. KT는 지난 해 기적 같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해내며 5년 연속 가을야구행 티켓을 따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KT의 찬란한 역사와 함께한 장성우는 2021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 KT와 4년 총액 42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어느덧 올 시즌 FA 계약의 마지막 해가 밝았다. 장성우는 지난 3년 동안 42억원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지난 해에는 131경기에서 타율 .268 19홈런 81타점을 기록하면서 홈런과 타점에서 커리어 하이를 작성하기까지 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장성우를 중심타선에 중용할 정도로 깊은 신뢰를 보였다.

끝내 생애 첫 20홈런 달성은 실패했지만 장성우는 개의치 않았다. 장성우는 "프로에서 17년을 뛰었는데 사실 20홈런을 쳐도 크게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타점 80개를 채운 것이 더 기분 좋았다"라며 타점을 많이 쌓은 것에 더 큰 의미를 뒀다.

만약 KT가 그때 그 트레이드를 하지 않았다면 어떤 결과가 일어났을까. KT로서는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다. 물론 '토종 에이스'를 얻은 롯데도 실패한 트레이드라고는 할 수 없다. 그렇지만 KT가 만년 하위팀에서 신흥 명문으로 도약하는 과정에 있어 장성우를 영입한 트레이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2인자'의 알을 깨고 '우승 포수'로 거듭난 장성우가 올 시즌에는 어떤 활약으로 KT 야구를 이끌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장성우 ⓒKT 위즈 장성우 ⓒ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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