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에는 지난겨울 사비를 들여서 처음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온 선수가 두 명 있다. 투수 최원준(31)과 외야수 김대한(25)이다.
최원준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있는 야구 전문 트레이닝센터 ‘트레드 애슬레틱스’에서 운동했다. 투구 기술과 바이오 메카닉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최적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으로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찾는 곳이다.
김대한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LA로 향해 전직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운영하는 타격 아카데미에서 연습했다. 2년 연속 이곳을 찾은 같은 팀 선배 김재환과 함께 강정호 코치로부터 개인 교습을 받으며 절치부심했다.
두 선수 모두 아카데미 비용은 물론 미국 체류비까지 사비로 큰돈을 썼다. 야구를 잘하고 싶은 마음 하나로 자신에게 자잘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두산 스프링캠프를 이끄는 이승엽 감독도 두 선수의 지난겨울 노력을 알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최원준과 김대한이 사비를 들여 훈련한 만큼 효과를 봐야 한다. 올 시즌 좋은 결과를 남겼으면 좋겠다”며 “둘 다 작년보다 많이 좋아졌다. 열심히 하고 있다. 내가 따로 이야기하는 게 없을 정도”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2020~2021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에서도 활약한 사이드암 최원준은 2023년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24경기(110이닝) 6승7패 평균자책점 6.46으로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최원준은 더 이상 물러설 데 없었고, 구속 증가를 위해 트레드 애슬레틱스를 찾아 팔 각도를 높이는 변화를 줬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특급 유망주 출신 김대한은 1군에서 4시즌 통산 164경기에서 타율 1할8푼4리(267타수 49안타) 6홈런 25타점으로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일찌감치 마쳤지만 부상과 부진을 거듭하며 성장이 정체된 상태. 강력한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에서 강정호 코치를 찾아 냉정한 진단 속에 타격폼을 뜯어고치는 대변화를 감행했다.
두 선수 모두 절박함을 갖고 변화를 통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결국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두 선수의 노력하는 자세를 인정하는 이승엽 감독도 “누구를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실력대로 보겠다”고 말했다.
최원준은 5선발 자리를 두고 20대 초중반 후배 최준호, 김유성, 김민규와 경쟁 중이다. 김대한도 외야에서 조수행, 김민석, 추재현, 전다민 등과 남은 주전 한 자리를 놓고 싸운다. 사비를 들여 절박하게 준비 중인 최원준과 김대한이 두산의 내부 경쟁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