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벌써 150㎞가 나오나, 그것도 둘이나… 역대급 파이어볼러 듀오 이상무, 개막 선발 경쟁 돌입

입력
2025.02.10 17:50
수정
2025.02.10 17:50
 10일 불펜 피칭에서 나란히 컨디션을 끌어올린 드류 앤더슨(왼쪽)과 미치 화이트는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파이어볼러 듀오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SSG랜더스 앤더슨은 80%의 힘으로 최고 150km, 화이트 역시 80%의 힘으로 최고 149km의 공을 던지며 강력한 패스트볼의 향연을 예고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SSG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드류 앤더슨(31·SSG)은 성적과 별개로 강속구가 큰 관심을 모았다. 시속 150㎞를 가뿐히 넘기는 빠른 공은 마지막까지 힘 있게 살아 들어가 높은 쪽 코스를 폭격했다. 앤더슨의 강력한 패스트볼에 상대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헛스윙으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앤더슨이 지난해 115⅔이닝에서 무려 158개의 삼진을 잡아낼 수 있었던 원동력의 팔할은 역시 패스트볼이었다. 강력한 패스트볼이 있었기에 다른 변화구도 살 수 있었다. 시속 150㎞대 중반의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맞추다 다른 변화구가 존 안으로 들어오면 이를 다 대처하는 건 어려웠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앤더슨의 지난해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7.5㎞로 리그 최정상급이었다. 앤더슨은 SSG와 재계약하며 올해를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

그런 앤더슨은 지난해보다 더 좋은 구위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재계약이라는 안정된 여건 속에 오프시즌 더 차분하게 몸을 만들 수 있었고, 그 결과 근력이나 유연성, 그리고 가동성 모두가 작년보다 좋아졌다는 측정치로 합격점을 받았다. 캠프에서도 쾌조의 페이스로 나아가고 있다. 시작부터 강한 공을 무리없이 던지고 있다. 그리고 이미 상징적인 150㎞의 벽을 깨뜨렸다.

앤더슨은 10일(한국시간) SSG의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에서 캠프 들어 네 번째 불펜 피칭을 했다. 앤더슨은 이날 총 40개의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패스트볼 18구, 슬라이더 6구, 커브 10구, 체인지업 2구, 커터 3구를 고루 던졌다. 주목할 만한 것은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었다. 이날 앤더슨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0.2㎞가 찍혔다. 80%의 힘으로 던졌는데도 150㎞의 벽을 넘겼다.

앤더슨의 구속은 계속 올라오고 있다. 첫 불펜 피칭에서는 140㎞대 초반을 기록했고, 세 번째 불펜 피칭에서는 최고 147㎞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 최고 구속을 3㎞ 정도 더 끌어올리면서 라이브 피칭에 들어갈 수 있다는 몸 상태를 확인했다.

앤더슨은 이번 캠프를 앞두고 평소 오프시즌과 다름 없는 똑같은 루틴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불펜 피칭을 마친 뒤 "캠프에 합류하기 전부터 몸 상태를 100% 끌어올렸고, 부상없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고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최근 슬라이더 그립을 수정하고 있고, 화이트와는 야구장의 응원 분위기나, KBO 타자들의 특성애 대해 많이 대화하고 있다. 화이트와의 시즌이 기대된다"고 이야기했다.

앤더슨은 기존에도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이를 세분화하는 업그레이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기존 슬라이더는 전형적으로 옆으로 꺾이는 슬라이더였다. 하지만 올해는 이 슬라이더는 물론,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도 연습하고 있다. 그립은 다르지 않은데 던질 때 눌러주는 감각 조절을 통해 두 가지 구종을 만들어낸 것이다. 타석에서 직접 이 공을 본 추신수 SSG 특별보좌역 겸 육성총괄 또한 "확연히 궤적이 다르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커브와 체인지업을 던졌던 앤더슨이 슬라이더까지 장착한다면 더 좋은 투구를 기대할 수 있다.

앤더슨 하나만이 아니다. 또 하나의 파이어볼러가 있다. 바로 올 시즌을 앞두고 SSG와 계약한 미치 화이트(31)가 그 주인공이다. 화이트 또한 앤더슨 못지않은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선수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싱킹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4마일(151.3㎞)을 찍은 투수다. 최고 구속은 156~157㎞까지 나왔다. 앤더슨이 팔 각도는 낮지만 최대한 공을 앞으로 끌고 나와 때리는 유형이라면, 화이트는 조금 더 역동적인 폼으로 상대 타자를 압박하는 위압감을 가지고 있다. 올해 팀의 1선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앤더슨과 화이트는 경기장 안팎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개막전 선발을 향햔 선의의 경쟁에 돌입했다 ⓒSSG랜더스

화이트 또한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첫 불펜 피칭 당시에는 상체 위주로 가볍게 공을 던지며 컨디션과 공인구 적응 과정을 테스트했다. 그리고 두 번째 불펜 피칭에서는 70% 정도의 힘으로 던져 최고 144㎞를 기록했다. 이어 10일 열린 세 번째 불펜 피칭에서는 80%의 정도의 힘으로 던졌고, 이날 최고 149.1㎞를 기록했다. 150㎞에 육박하는 수치다. 화이트는 불펜 피칭에서 구속에 그렇게 큰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닌데, 이날 구속은 화이트 또한 순조롭게 시즌 준비가 되고 있음을 상징하고 있었다.

화이트는 이날 포심패스트볼 14구, 투심패스트볼 3구, 커브 3구, 체인지업 4구, 커터 6구, 스위퍼 4구 등 총 6가지 구종을 선보이며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재확인했다. 34구를 던져 직전 등판보다 더 많은 투구 수를 소화하기도 했다. 긍정적인 것은 공인구 적응이다. KBO 공인구는 메이저리그 공인구와 다른 만큼 적응에 애를 먹거나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화이트는 "KBO 공인구 적응을 잘 해가고 있다. MLB에 비해 회전이 잘 걸리고, 표면이 비교적 끈적끈적해서 개인적으로 KBO 공인구를 더 선호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화이트는 "앤더슨이 야구나 야구외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캠프도 계획한 대로 몸이 잘 올라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라이브를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 올리겠다"고 구상을 드러냈다.

두 선수는 모두 마음만 먹으면 최고 150㎞대 중반의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다. 최근 현대 야구의 추세가 강한 패스트볼로 상대를 압박하고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선수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 KBO리그에서도 ABS존 도입으로 그런 선수들의 성공 확률이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2024년이었다. 물론 구속 하나로 야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두 선수의 강속구 향연은 기대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 있다. 어쩌면 KBO리그 역사상 가장 빠른 파이어볼러 듀오가 될 수 있다.

SSG는 플로리다 캠프 중 두 차례의 라이브 게임을 계획하고 있고, 앤더슨과 화이트도 이 라이브 게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조율한 뒤 오키나와 연습경기로 이어 갈 가능성이 높다. 아직 개막전 선발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의의 경쟁도 기대를 모으는 요소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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