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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영은 선발대로 지난 1월 15일 일찌감치 미국으로 떠났다. 지난해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을 소화하며 28경기(27경기 선발)에 등판해 144⅔이닝을 던지며 9승10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과 5차전에서 중간계투로 무실점의 쾌투를 선보여 큰 경기에서도 강한 면모를 과시했던 손주영은 아무래도 첫 풀타임 시즌으로 인한 체력적인 부담에 포스트시즌의 빡빡한 일정 때문인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 때 공을 던지다가 팔꿈치에 이상을 느껴 자진 강판을 했었다. 큰 부상으로 발전되기 전에 투구를 멈춘 덕분에 휴식 정도로 말끔히 나았고 이후 훈련에 돌입할 수 있었다.
지난해의 좋은 성적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해야 하는 올시즌. 최근 윤석민(은퇴) 한화 류현진, SSG 김광현이 출연한 유튜브 방송에서 3명을 이을 국가대표 차세대 에이스를 꼽는데 왼손 투수가 없었던 것에 대해 손주영은 "분발해야될 것 같다"면서 "압도적인 성적을 한번 내서 선배님들에게 이름을 각인시켜야될 것 같다"라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선발로 28~30경기 정도 등판하면서 160이닝 이상을 던지고 싶고 15승을 하고 싶다"라고 올시즌 목표를 당차게 밝히기도 했다.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첫 불펜 피칭을 가져 35개를 던졌던 손주영은 7일 두번째 불펜 피칭을 했다. 이날은 데이터 측정기를 놓고 각 구종에 대한 분석도 할 수 있었다. 총 50개를 던졌는데 직구 31개, 커브 10개, 포크볼5개, 슬라이더 4개 등 자신이 던지는 4가지 구종을 모두 뿌리면서 시험. 직구 최고 구속은 140㎞였다. 152㎞ 정도의 빠른 공을 뿌리는 손주영인 것을 보면 아직 직구 구속이 올라오진 않은 모습.
손주영도 "투구수를 늘리면서 80% 정도로 강도를 높여서 던졌다"며 "아직은 생각보다 구속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남은 캠프기간 동안 천천히 끌어올리도록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여유가 생긴 손주영이다. 선발 경쟁 속에 온 애리조나와 선발로 온 애리조나에서의 마음가짐이 다르다. 구속이 생각보다 낮은데도 당황하기보다는 "천천히 올리겠다"는 긴 시즌을 보는 안목이 생겼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