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에 글러브를 4개나 챙긴다고? 선수는 왜 "거부감 전혀 없다"고 했을까

입력
2025.02.05 10:36
이숭용 감독의 타격 지도를 받는 박지환(오른쪽). 사진=SSG 랜더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일단 글러브 4개 챙겨서 갑니다."

이제 2년차. SSG 랜더스 박지환이 자신의 진짜 자리를 찾기 위한 시험대에 오른다.

지난해 1라운드 지명 신인으로 입단해 1군 무대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던 박지환은 이제 두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이미 준비는 작년 가을부터 시작됐다.

소속팀 SSG가 아쉽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후, 박지환은 마무리캠프부터 강훈련을 이어갔다. 박지환 그리고 정준재, 고명준, 조형우 등은 올 시즌 SSG가 핵심 전력으로 분류해 주전으로 만들어야 하는 선수들이다. 이미 가능성은 어느정도 보여줬지만, 아직 완전히 '베스트'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성장이 필요한데, 올 시즌이 핵심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박지환은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로 향하면서 수비 글러브를 포지션별로 4개나 챙겼다. 2루와 3루, 유격수 그리고 외야까지. 입단 당시 주 포지션은 유격수.

하지만 SSG에는 주전 유격수 박성한이 건재하기 때문에, 당장 박지환에게 유격수를 맡기기에는 어려웠다. 결국 2루에 초점을 맞춰 루키 시즌을 시작했고, 상황에 따라 3루 수비도 겸임했다.

사진=SSG 랜더스


문제(?)는 입단 동기 정준재의 발견. 대학 얼리 드래프트 출신인 정준재가 생각보다 더 빨리 1군에서 타격적인 두각을 드러내면서, 박지환과의 쓰임새가 중복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준재 또한 3루 겸업을 준비했지만, SSG 코칭스태프는 신체 사이즈나 운동 능력이 조금 더 높은 박지환에게 멀티 포지션을 맡기고 정준재는 2루를 고정시키기로 했다.

그때부터 박지환의 모험이 시작됐다. 다행히 흡수력이 대단히 빠르다. 가장 자신있는 포지션인 유격수를 포함해 2루와 3루 그리고 작년 마무리캠프부터 시작한 외야 수비까지 준비 중이다. 마무리캠프때는 주전 외야수이자 팀 선배인 최지훈의 글러브를 빌려서 착용했지만, 올해 캠프를 앞두고는 포지션별 구비를 마쳤다.

이숭용 감독은 외야 활용에 대해서는 "한정적인 상황에서만 쓰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유격수와 3루 수비는 박성한과 최정의 체력 안배, 또 2루는 정준재와의 경쟁이 펼쳐지면서 동시에 라인업상 고려해야 할 때는 외야 투입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사진=SSG 랜더스


박지환도 이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박지환은 "저를 더 많이 써주시려고, 경기를 더 많이 뛰게 해주시려고 여러 포지션을 시키는 거니까 저는 거부감이 전혀 없다"면서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감독님도 그에 맞게 플랜을 짜신거고, 저 역시 그에 맞게 제 것을 보여드리겠다. 모든 포지션을 다 제걸로 만들 생각으로 캠프에 간다"고 다부지게 이야기했다.

'슈퍼루키의 등장'으로 구단을 흥분시킨 데뷔였지만, 사실 후반부는 아쉬웠다. 체력적인 부분이나 타석에서도 조급한 모습이 나오며 자신의 스타일이 무너졌다. 이 역시 염두에 두고 있다.

박지환은 "제가 성급했던 게 맞다. 원래 저의 존에 들어오는 공을 치면 됐는데, 제 존을 없애고 넓게 보고 치다보니 안좋은 볼에도 많이 나갔다. 감독님이 마무리캠프에서 저에게 '루킹 삼진 먹어도 되니까 그냥 너의 존만 쳐라'고 이야기 하셔서, 확실하게 제 존을 설정하고 들어갈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기대와 과제가 공존했던 데뷔 시즌. 이제 2년차를 맞는 박지환의 모습이 1군 무대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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