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레전드 소환한 157㎞ 파이어볼러, 더 업그레이드 된다고? 'K퍼레이드' 개봉박두

입력
2025.02.04 19:47
 강력한 파이어볼로 무장한 앤더슨은 2년 차 시즌을 맞이해 지난해보다 더 뛰어난 성적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SSG랜더스 차분하게 오프시즌을 보낸 앤더슨은 올해 이닝이터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드러내고 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지난해 시즌 중반 로버트 더거를 대신해 KBO리그 무대를 밟은 드류 앤더슨(31·SSG)의 재계약은 어쩌면 일찍 결정되어 있었을지 모른다. 오랜 기간 앤더슨을 지켜본 SSG는 한국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구위를 가졌다고 확신했고, 2024년 적응기를 잘 마치면 2025년에는 더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실제 앤더슨은 2024년 가능성을 내비치며 시즌을 마쳤다. 입단 초기와 힘이 떨어진 시즌 막판이 다소 아쉽기는 했지만, 위력적인 탈삼진 퍼레이드를 펼치며 SSG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앤더슨은 2024년 시즌 24경기에서 115⅔이닝을 던지며 11승3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아주 좋다고 볼 수는 없지만, 분명 그 이상의 임팩트를 남겼다. 115⅔이닝 동안 잡아낸 삼진이 무려 158개였다.

규정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으나 이는 말 그대로 역대급 수치였다. 규정이닝의 70%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종전 KBO 9이닝당 최다 탈삼진 기록은 1996년 구대성의 11.85개였다. 그런데 앤더슨은 12.29개로 이보다 더 높았다. 시속 157㎞까지 나오는 강력한 패스트볼을 높은 쪽에 거침없이 꽂아 넣을 수 있는 앤더슨은 KBO리그에 적응한 이후로는 커브·체인지업 등 변화구까지 섞어가며 타자들은 곤경에 빠뜨렸다.

그렇게 재계약에 이른 앤더슨은 "2025년에는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구단의 기대대로 움직이고 있다.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에 합류한 앤더슨은 불펜 피칭 초기부터 강속구를 펑펑 던지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 중이다. 2월 2일(현지시간) 가진 불펜 피칭에서는 최고 147㎞의 공을 던지며 몸 상태를 점검했다. 구단 트레이닝 파트에서는 "합류 후 측정 결과 근력이나 유연성, 가동성 등이 지난해보다 더 좋아졌다"면서 앤더슨의 몸 상태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앤더슨은 지난해 미국에서는 선발로 뛰지 않았다. KBO리그에 와 선발 투수로서의 빌드업 과정을 밟았다. 소요된 시간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선발 투수로 뛴다는 확실한 명제 속에 비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150~160이닝 이상을 던지기 위해 계획 속에 몸을 만들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앤더슨은 "일단 몸 상태가 좋고, 공이 잘 날아간다는 느낌도 있다. 개인적으로 좋았다"고 웃어보였다.

앤더슨은 비시즌 몸 관리에 대해 "딱히 중점을 두고 준비한 부분은 없었다. 항상 하던 대로 꾸준히 운동을 하고, 농구도 하고 그랬다. 휴식을 충분히 가져간 게 좋았던 것 같다"면서 "150~160이닝 정도면 내가 선발로 뛰며 목표로 삼고 던질 수 있는 적당한 목표인 것 같다. 발전할 수 있는 것은 무한하다. 굳이 고르자면 메커니즘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올해는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앤더슨이 지난해 이상의 구위를 보여줄 수 있다면 200탈삼진 계보를 이어 갈 유력한 주자가 될 수 있다 ⓒSSG랜더스

KBO리그를 알고 시즌에 들어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도 차이가 난다. 앤더슨은 "한국 타자들은 2S 이후 파울을 치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더 강한 공을 던져야 한다. 앤더슨 또한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더 좋은 구위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지난해 느낀 점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지금까지의 진도는 순조롭다.

150~160이닝을 던지고, 지난해 탈삼진 비중을 유지한다면 역대급 탈삼진 수치가 나올 수 있다. 근래 2021년 아리엘 미란다(두산·225개), 2022년 안우진(키움·224개), 2023년 에릭 페디(NC·209개) 등이 200탈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앤더슨은 200탈삼진 계보를 이어 갈 가장 유력한 후보다. 파이어볼러들은 탈삼진에 대한 나름의 자부심과 욕심이 있다. 그런데 정작 앤더슨의 이야기는 조금 달랐다.

앤더슨은 이 이야기에 대해 "삼진을 잡으면 기분은 좋았다"고 웃으면서 "하지만 나는 땅볼을 유도하는 게 삼진을 잡는 것보다 낫다. 초구로 타자들을 깔끔하게 정리하거나, 공 9개로 이닝을 마무리하는 게 삼진 잡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고 좋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효율적으로 이닝을 끌어가고, 중요한 순간에는 탈삼진 능력까지 보여주며 2년 차 시즌을 훌륭하게 마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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