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호주 블랙타운,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가 벌써 진한 한국 사랑을 보이고 있다. 자신의 등장곡을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의 노래를 희망하는가 하면 남다른 떡국 사랑으로 웃음을 자아기도 했다. 케이브는 한국에서 가장 큰 야구장인 홈 잠실구장에서 플레이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산은 2025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타자 케이브와 계약금 20만(한화 약 2억 8000만원)·연봉 80만 달러(11억 2000만원)에 총액 100만 달러(한화 약 14억원)에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앞서 두산은 2024시즌 중반 팀에 합류한 캐나다 출신 제러드 영과 재계약 협상을 펼쳤다. 제러드는 2024시즌을 38경기 출전, 타율 0.326, 47안타, 10홈런, 39타점, 29득점, 21볼넷, 4도루, 출루율 0.420, 장타율 0.660으로 준수하게 활약했다.
하지만, 제러드 측이 첫 협상 테이블부터 너무나 큰 금액을 요구하면서 난항이 이어졌다. 끝내 제러드 측과 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다고 판단한 두산 구단은 플랜 B를 곧바로 가동해 케이브 측과 접촉했다.
두산은 제러드를 2025시즌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한 뒤 케이브와 투 트랙 협상을 이어갔다. 두산은 일본프로야구(NPB) 복수 구단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케이브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두산은 2024시즌 메이저리그 123경기 출전으로 현역 메이저리거와 다름없는 케이브를 영입했다.
1992년생 좌투좌타 외야수 케이브는 2011년 뉴욕 양키스 6라운드 전체 209순위 지명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8시즌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한 케이브는 2023시즌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24시즌 콜로라도 로키스를 거쳐 KBO리그 무대에 입성했다. 케이브는 메이저리그 통산 523경기 출전, 타율 0.236, 337안타, 45홈런, 176타점, 출루율 0.292, 장타율 0.400을 기록했다.


케이브는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팀 적응에 힘 쓰고 있었다. 4일 시드니 블랙타운 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케이브는 "몇 년 전부터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영입 제안이 계속 들어왔다. 하지만, 그동안 미국에서 계속 새 팀과 계약을 맺었는데 이번엔 계약 불발이 이뤄졌다. 이제 생각을 바꿔서 매일 경기에 나갈 수 있는 팀이라면 어디든 가겠다는 마음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팬들을 기쁘게 하는 리그 최고의 타자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케이브는 이미 남다른 한국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설 연휴 때 케이브는 명절 특식으로 떡국을 모두 먹어치웠다. 당시 케이브는 "한국의 설날에는 어른들께 큰절을 한 뒤 세뱃돈을 받고, 떡국을 먹으면 한 살 더 먹는 문화가 있다고 들었다. (나이 먹는다는 얘기를 듣고) 떡국을 뱉고 싶었지만(웃음) 정말 맛있어서 남기지 않고 먹었다. 재밌는 식사였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케이브는 자신의 등장곡으로 BTS 멤버 제이홉의 노래를 희망했다.
케이브는 "영상을 찾아보면서 KBO리그가 정말 잘 나가는 리그라고 느꼈다. 특히 KBO리그만의 열정적인 응원을 크게 기대한다. 멋진 응원가가 나왔으면 좋겠다. 등장곡은 미국에서 원래 쓰던 것도 있는데 최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BTS 멤버 제이홉이 부른 'On the street'다. 이 곡이 전투적인 곡은 아니라서 고민이 된다(웃음)"며 "떡국도 너무 맛있었다. 내년에 재계약을 해서 다시 먹으면 물론 좋을 거다. 그때는 어떤 한국 음식이든 다 먹을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케이브는 KBO리그만의 스프링캠프 문화에도 푹 빠졌다. 케이브는 "미국과 비교해서 더 팀 요소를 강조하는 게 마음에 든다. 캠프 연습 자체도 굉장히 체계적"이라며 "미국과 다르게 캠프 훈련 분위기 자체가 정말 재밌다. 훈련에서 실수하면 미국에선 굉장히 부끄러운 분위기인데 여기서는 모든 팀 동료가 파이팅을 내면서 응원하더라. 배팅 볼을 던지는 사람들의 리액션도 재밌다"며 고갤 끄덕였다.
케이브는 KBO리그에서 가장 큰 구장인 잠실구장에서도 자신의 강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외야 수비 실력이 준수한 케이브는 우익수 자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임재현 작전·외야 코치는 "케이브 선수는 기본적으로 전반적인 외야 수비 실력이 뛰어난 선수다. 특히 외야 펑고 훈련을 할 때 공 하나하나에 모두 정성을 들여 수비하는 게 인상적이더라. 김재환·조수행·김민석 선수가 좌익수 자리로 가주는 게 외야 수비 강화에 필요한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브는 "미국에서도 대수비로 자주 나가서 근소한 리드를 지키는 역할을 맡았었다. 필라델피아나 콜로라도 등 수비하기 어려운 구장에서도 대수비 요원을 했기에 잠실구장 수비도 충분히 자신있다. 무엇보다 내 옆에 정수빈 선수가 든든하게 지키고 있기에 내 구역 정도만 잘 커버하겠단 생각"이라며 "공격에서도 홈런을 치는 걸 좋아하지만, 우중간 타구를 치면서 장타 생산을 자주 하고 싶다. 최대한 3루타를 많이 치고 싶어서 잠실구장이 나에게 정말 잘 맞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블랙타운, 김근한 기자/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