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현 18→61
전성기 등번호로
부진 딛고 새출발

LG 정우영(26)과 백승현(30)이 각자의 전성기 등번호를 다시 달았다. 지난 시즌의 부진을 딛고 다시 ‘최강 불펜’으로 거듭나겠다는 마음가짐의 표현이다.
정우영은 18번, 백승현은 61번으로 새 시즌을 시작한다. 자신의 커리어하이 시즌 등번호다.
정우영은 2023년까지 썼던 등번호 18번을 지난해 16번으로 바꿔 달았다. 2023년 LG는 우승했지만 정우영의 성적은 좋지 못했다. 컨디션 난조가 이어지며 구위와 구속이 모두 떨어졌다. 정우영은 등번호 변경을 통해 마음가짐을 다잡고자 했다. 16번은 정우영이 평소 동경해온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일본 대표팀에서 사용하는 등번호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우영이 태극마크 유니폼 등판에 새긴 번호이기도 하다.
그러나 2024년 정우영의 경기력은 오히려 더 안 좋아졌다. 2022년 평균자책 2.64, 35홀드로 홀드왕을 달성한 정우영의 성적은 2023년 평균자책 4.70에 11홀드, 2024년 평균자책 4.76, 3홀드로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해에는 부진에 부상까지 겹쳐 27경기에서 22.2이닝밖에 투구하지 못했다.
정우영은 올해 다시 18번으로 돌아간다. 그는 “지난 시즌 끝나고 (백)승현이 형이랑 각자 좋았을 때의 등번호를 다시 달아보자는 이야기를 했다”라며 “그때 마침 내 등번호(18번)를 승현이 형이 쓰고 있었는데 형이 바꿔주겠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변화를 주고 싶었는데 승현이 형도 마침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18번을 달고 뛴 백승현은 올해 다시 61번으로 돌아간다. 내야수로 데뷔해 2020년 투수로 전향한 그는 2023년 42경기에서 평균자책 1.58, 11홀드를 기록하며 LG의 우승을 이끈 불펜 주역 중 한 명이 됐다. 그러나 지난 시즌은 좋지 못했다. 한 이닝도 던지지 못하고 강판당하기 일쑤였다. 평균자책은 9.11로 치솟았다.
백승현도 커리어하이 시즌인 2023년 등번호 61번을 달고 초심을 찾는다. 그는 “작년에는 뭔가를 이겨내지 못했다기보다는 생각이 너무 많았었다”라며 “전체적으로 다 아쉬운 시즌이었지만 후회하기보다는 그것도 다 경험이라고 생각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백승현은 “어렵게 생각할수록 안 좋은 쪽으로 더 깊게 빠지는 것 같다”라며 “올 시즌은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LG가 2023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불펜이 살아나는 게 급선무다. 그만큼 정우영과 백승현의 어깨가 무겁다. 정우영은 “잘했던 때로 바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성적을 떠나 내 구위와 자신감을 찾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백승현은 “지금 내가 가진 것에 뭔가를 추가하기보다는 기존에 던지는 구종을 더 확실하게 익히려 한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