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성이한테 물어보시면…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고” KIA 42세 타격장인의 변신 예고, 끝없는 야구열정

입력
2025.02.03 21:00
수정
2025.02.03 21:00


최형우/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일 (이)우성이한테 물어보시면…”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 최형우(42)는 지난달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스프링캠프로 떠나면서 “좀 뭘 바꾸긴 했는데, 그것은 아마 내일 우성이한테 물어보시면…내가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고. 그래도 변화가 있어요”라고 했다.


최형우/KIA 타이거즈




최형우는 타격장인이란 별명 그대로 타격기술에 대해선 최고수다. 자신만의 기준으로 야구를 잘 하고, 타격을 잘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할 정도로 자신만의 주관도 확고하다. 프로통산 2181경기서 타율 0.310 395홈런 1651타점 1291득점 OPS 0.930을 그냥 한 건 절대 아니다.

타자들도 투수들도 오랜 기간 야구를 하다 보면 폼이 조금씩 변한다.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수준에선 매일 바뀐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큰 틀에서 자신만의 자세를 확고하게 유지하면서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선수가 최고수의 경지로 올라간다.

그래도 10년~15년 이상 야구를 한 선수들이라면 부상, 부진 등 어려 이유로 큰 틀에서의 폼을 조금씩 수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형우는 정말 2000년대 후반 삼성 라이온즈 시절과 2017년 KIA 입단 이후의 타격폼에 큰 변화가 없다.

예를 들어 배트 위치를 비교적 높게 드는 것, 스퀘어 스탠스에서 다리를 살짝 들었다가 내려놓으면서 중심이동을 하며 타격하는 자세 등이 참 비슷하다. 그런 최형우가 타격폼에 변화를 줬다고 하니 궁금한 게 당연하다.

아무래도 나이가 많기 때문에 그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 체력부담이 덜한 타격 자세, 몸의 반응속도가 약간 떨어졌으니 보완하는 자세 등으로 변화를 꾀했을 수 있다. 단순히 히팅포인트를 이동했을 수도 있다.

최형우가 자신보다 하루 늦게 어바인으로 향하는 이우성에게 물어보라고 한 건, 두 사람과 최원준, 류지혁(삼성 라이온즈)이 1월에 괌에서 개인훈련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최형우가 후배들에게 타격 피드백을 줬을 것이다. 반대로 최형우 역시 수정한 타격 폼에 대해 후배들과 의견을 주고 받았을 수 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최형우는 작년 포심 타율이 0.302, 체인지업 타율이 0.318이었다. 그러나 커터에 0.154, 슬라이더에 0.253, 커브에 0.225 등 변화구 공략이 썩 좋지는 않았다. 2023시즌의 경우 슬라이더 타율 0.347, 커브 타율 0.282로 좋았다. 변화구를 의식한다면 공을 충분히 볼 수 있게 중심이동 과정을 수정했을 수도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베일을 벗을 전망이다. 최형우는 타격 페이스를 최대한 천천히 올리는 스타일이라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는 거의 안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단, 바꾼 폼을 테스트하기 위해선 연습경기 출장을 자청할 수도 있다.


최형우/KIA 타이거즈




1+1년 22억원 비FA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다. 결국 최형우는 계약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야구를 잘 하기 위해서 변화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스프링캠프지로 향하면서 자신이 더 이상 4번타자를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 그것이 자신이 앞으로 야구를 편하게 하거나 대충하겠다는 얘긴 절대 아니었다. 그 누구보다 프로페셔널한 선수다. 마치 오늘 지구가 멸망해도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는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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