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년에 더 잘하겠습니다.”
한화 이글스 주장 채은성(34)은 지난 3월 미디어데이서 “올 시즌 5강에 못 가면 고참들이 태안 앞바다에 입수하겠다”라고 했다. 일종의 2024시즌 공약이었다. 딱딱하지 않은 분위기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베테랑들은 시즌 내내 가슴 한 켠에 주장의 공약을 품고 야구했다.
한화는 6월 김경문 감독 부임 이후 반짝 상승세를 타더니 예년처럼 하위권으로 고꾸라지며 8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러자 한화 베테랑들이 약속을 지켰다. 류현진의 11일 인스타그램을 보면, 류현진(37)과 이재원(36), 장시환(37), 최재훈(35), 채은성(34), 장민재(34), 이태양(34)이 바다에 들어갔다.
류현진은 “팬 여러분과의 약속 지키러 겨울 바다 다녀왔습니다. 내년에 제대로 더 잘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주장 채은성을 기준으로 나이가 같거나 많은 베테랑들이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단, 장소가 태안 앞바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한화 베테랑들은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정치인들과 달리 8위에 그친 책임을 지고 겨울 바다에 입수했다. 기왕 입수할 것이라면, 멋있게 다이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듯하다. 그러나 겨울의 바닷물은 정말 차갑다.
한화는 내년에 정말 야구를 잘 해야 한다. 드디어 신구장에 입성한다. 그리고 모기업에서 또 다시 큰 돈을 지원해 FA 엄상백과 심우준을 영입했다. 한화는 내년에 류현진~문동주~엄상백~라이언 와이스~외국인 선발로 짱짱한 5선발을 구축한다. 새 외국인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입단한다는 소식이 미국에서 전해지기도 했다.
김경문 감독도 부임 2년차를 맞아 뭔가 성과를 내야 할 시즌이다. 김경문 감독은 과거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사령탑을 역임하며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 해본 게 한으로 남아있지만, 지휘봉을 잡으면 팀을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체질을 바꿔놓는 능력만큼은 탁월했다.
아직 10개 구단의 전력이 풀 세팅 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화가 내년엔 5강 다크호스라는 평가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최근 수년간 투자한 걸 보면 내년엔 정말 5강에 가야 할 팀이다. 내년에도 5강에 실패하면 베테랑들이 또 바다에 입수를 해야 할까. 한화 팬들도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