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유민 기자= 이번 시즌 리그에서 100타점을 때려낸 3루수가 무려 넷이나 나왔다. 100타점 3루수가 두 명 이상 나온 건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3루는 야구 경기에서 강한 타구가 가장 많이 날아오는 곳으로 '핫코너'라 불리기도 한다. 그 단어 그대로 올해 KBO 리그의 3루수들은 수비에서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109타점), SSG 랜더스 최정(107타점),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104타점), LG 트윈스 문보경(101타점)이 나란히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리그에서 한 시즌에 100타점 3루수가 두 명 이상 나온 건 2016시즌 이후 처음이다. 당시 황재균이 113타점, 이범호 108타점, 최정 106타점, 박석민 104타점, 루이스 히메네스가 102타점을 때려내며 5명의 3루수가 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렇듯 쟁쟁한 리그 3루수들의 활약 속에서도 가장 빛난 건 역시 김도영이다. 김도영은 정규시즌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OPS 1.067의 괴물 같은 성적을 기록했다. 득점과 장타율(0.647) 부문에서 1위를 차지, 올해 KBO 시상 기록에서 투타 통틀어 유일하게 2관왕을 차지했다. 최연소 30-30 달성, 역대 최소 경기 100득점,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득점 등 각종 신기록을 갈아 치우면서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다. 3루수 골든글러브도 사실상 떼놓은 당상이다.
하지만 다른 3루수들의 기록도 만만치 않았다. 최정은 김도영보다 한 개 적은 37홈런을 때려내며 여전히 강력한 파워를 선보였다. '만년 유망주'였던 송성문은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21도루를 기록하며 마침내 잠재력을 터트렸다. 문보경 역시 데뷔 첫 20홈런을 때려냄과 동시에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3할 타율과 100타점을 넘기며 3할-20홈런-100타점을 동반 달성했다. 여느 시즌이었다면 셋 중 누가 골든글러브를 가져가도 이상하지 않을 성적이었다.
내년 3루수 골든글러브 경쟁에는 또 다른 선수들도 참전한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은 작년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리그 홈런왕과 타점왕,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지만, 올해 타율 0.272 24홈런 89타점으로 조금 주춤했다.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삼성 라이온즈 김영웅은 28홈런을 때려내는 등 장타력을 뽐내며 '제2의 이승엽'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하면서도 18홈런 78타점을 기록한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도 있다.
그야말로 3루수 '풍년'이다. 각자 역대급 성적을 기록하고도 골든글러브를 놓치게 생긴 이들이 김도영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괴물' 김도영이 내년에도 그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내며 리그 최고 3루수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OSEN,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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