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3일 앞두고 내린 '결단'…야구를 더 잘해야 하는 이유, 김진욱에게 '동기부여'가 생겼다

입력
2024.12.01 09:19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상무 입대를 전격 취소하면서, 김진욱(롯데 자이언츠)에게 더욱 야구를 잘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 29일 김진욱의 상무 입대 취소 소식을 전했다.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선수들 모두가 원하는 상무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팔꿈치 부상 때문이었다.

강릉고 시절 '초고교급'이라는 수식어를 달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최동원상을 품에 안았던 김진욱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롯데의 선택을 받았다. 당시 롯데는 계약금 3억 7000만원을 안기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고, 데뷔 첫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9경기에 등판해 4승 6패 8홀드 평균자책점 6.31을 기록, 경험치를 쌓았다.

선발로서의 모습은 고교 시절의 명성에 비해 아쉬운 편이었지만, 불펜으로 김진욱은 충분히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후 성장세가 더뎠다. 김진욱은 2022시즌 14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6.36, 지난해 50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8홀드 평균자책점 6.44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내지 못했는데, 올해는 조금 달랐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김진욱은 7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97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남겼고,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김진욱은 5월 두 번의 등판에서 1승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더니, 6월에도 4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4.79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그 결과 시즌이 끝날 때까지 선발진의 한자리를 지켜내며 4승 3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하지만 드디어 꽃을 피우기 시작한 김진욱의 모습에 롯데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김진욱은 조금이라도 빠르게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무 입대를 신청했고, 지난 8월 최종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까닭이다. 시즌 중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을 때에도 김진욱은 12월로 예정된 상무 입대에 대해서는 변함없는 생각을 드러냈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과 고승민./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마이데일리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바로 왼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가 부분 파열되는 부상을 당한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김진욱의 상무 입대 취소 소식을 전하면서 "11월 중순 김진욱의 부상으로 인해 입대 취소를 신청했다"며 "좌측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가 부분 파열돼 재활 훈련 및 치료를 병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상무도 경기를 치러야 하는 입장에서 아픈 선수를 입대시킬 순 없었고, 롯데는 김진욱과 논의한 끝에 입대를 취소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그래도 천만다행인 점이 있다면, 부상이 심각하진 않다는 점이다. 내측 측부 인대가 완전히 파열되는 경우엔 '토미존(UCL)' 수술이 불가피하다. 선수마다 차이가 있지만, 토미존 수술은 통상적으로 마운드로 돌아올 때까지 1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수술 이후 퍼포먼스가 좋아지는 선수도 있지만, 폼을 되찾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김진욱의 팔꿈치 인대는 완전히 파열된 것이 아닌 부분 파열. 재활과 치료를 받는다면, 스프링캠프 합류는 물론 2025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였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김진욱의 상무 입대가 불발된 것은 롯데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요소다. 외국인 선수 2명과 박세웅 외에는 확실한 선발 자원이 없기 때문. 김진욱이 올 시즌에 선보인 퍼포먼스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면, 롯데는 선발 한자리와 좌완에 대한 고민을 지워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김진욱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상무 입대를 포기한 선수는 상무에서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그러나 올 시즌의 좋았던 기억을 바탕으로 선발진의 한자리를 완벽하게 꿰찬다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 승선해 금메달 수확을 통한 병역 혜택을 노려볼 수 있다. 김진욱이 야구를 더욱 열심히, 잘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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