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 시즌이 끝나는 날이다.’ 과거 LA 다저스를 20년 넘게 이끈 전설의 명장인 고(故) 토미 라소다가 남긴 유명한 말이다. 선수는 물론 팬들의 마음마저 대변하는 말이기에 지금껏 회자된다.
그러나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정규시즌이 끝난 겨울철 난로(stove) 옆에서 선수들의 계약 소식을 들으며 즐길 수 있는 ‘스토브리그’가 막을 올린다. 28일 종료된 KBO리그에도 어김없이 스토브리그가 찾아온다.
스토브리그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이다. KBO는 한국시리즈(KS)가 끝난 날로부터 5일 안에 FA 자격 선수를 공시한다. FA 권리를 행사할 자격이 되는 선수들은 그로부터 이틀 안에 원 소속구단을 통해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다. KBO는 이튿날 승인 선수를 공시하고, 이날부터 모든 구단이 FA와 협상할 수 있다. 아울러 2021년 FA를 대상으로 시작된 FA 등급제도 변동 없이 시행된다. 최근 3년 동안의 팀 내 연봉, 리그 전체 연봉 순위와 연령을 기준으로 A~C등급이 나뉜다.
이번 FA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 중에는 준척급이 많다. 야수 중 가장 크게 주목받을 최정은 소속팀 SSG 랜더스와 다년계약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에 이어서는 올해 포스트시즌(PS)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유격수 심우준(KT 위즈)과 전천후 내야수 류지혁(삼성 라이온즈) 등이 눈길을 끈다. PS에서 삼성 타선을 이끈 외야수 김헌곤의 FA 권리 행사 여부에도 적잖은 관심이 쏠린다.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로 이적 후 부활의 날개를 펼친 오재일(KT), 서건창(KIA 타이거즈), 최주환(키움 히어로즈) 등 베테랑 내야수들의 행보도 궁금증을 유발한다.
투수에 쏠리는 관심도 작지 않다. 선발투수로는 엄상백(KT), 최원태(LG 트윈스)가 돋보인다. 이들 2명 모두 PS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정규시즌에는 두 자릿수 승리가 너끈한 투수로 평가받는다. 이밖에는 걸출한 불펜투수들이 시장에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마무리투수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을 비롯해 베테랑 노경은(SSG), 우규민(KT)과 장현식(KIA) 등 필승조로 뛸 수 있는 투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