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을 괴롭힌 꼬리표 '키'…김선빈 "KS MVP 받아서 편견 깼다"

입력
2024.10.29 00:45
김선빈 / 사진=권광일 기자
[광주=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KIA 타이거즈의 '작은 거인' 김선빈이 한국시리즈 MVP로 등극했다. 김선빈은 그간 받았던 편견을 모두 날려버려 후련하단 심정을 밝혔다.

KIA는 2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7-5로 승리했다.

이번 경기로 KIA는 시리즈 4승 1패를 기록, 삼성을 제치고 한국시리즈 1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김선빈이 한국시리즈 MVP의 영예를 차지했다. 김선빈은 5경기 17타수 10안타(2루타 3, 3루타 1) 타율 0.588 출루율 0.636 2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그 결과 기자단 투표 99표 중 총 46표를 득표, 득표율 46.5%로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김선빈은 "처음 입단했을 때부터 안 좋은 소리 많이 들었다. '키가 작아서 안 된다. 한계다'라는 소릴 많이 들었다. 오늘 MVP를 받아서 편견을 깬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하 김선빈과 일문일답이다.

- 김태군과 1표 차 MVP다

방금 들었다. (김)태군이가 받아도 인정했을 것이다. 워낙 시리즈동안 잘했다.

- 시즌 전부터 우승 후보로 불렸는데 부담 없었나?

우승 후보라는 소리 듣는 것 자체가 저희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해서 말씀하셨을 것이다. 부담보다는 선수들이 잘해왔고 야구장에서 재밌게 즐겁게 시합을 했기 때문에 오늘 우승한 것 같다.

- 2009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했었는데

2009년 엔트리 못 들었을 때 진짜 리모컨 집어 던졌다. 억울했다. 제대하고 나서 바로 그다음 우승했고, 그때 좋은 성적을 냈다. 그때보다는 올해 우승한 게 더 큰 감동이다. 그때는 나이가 어렸었고, 지금은 고참급이다. 올해 우승이 좀 더 울컥하지 않았나 싶다.

- 부상으로 차를 받았다

이미 장모님이 알아보고 계시더라.

- 광주 토박이 출신인데, 팀이 37년 만에 광주서 우승을 차지했다

의미가 너무 크다. 챔피언스필드에서 우승한 게 정말 크다. 처음 입단했을 때부터 안좋은 소리 많이 들었다. '키가 작아서 안 된다. 한계다'라는 소릴 많이 들었다. 오늘 MVP를 받아서 편견을 깬 것 같다.

- 비슷한 신체 조건을 가진 후배들에게 격려의 말을 남기자면?

프로 야구 선수 중 키 작은 선수들이 지금은 많다. 많은 선수들이 더 잘하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되면 키 작은 선수들이 프로로 와서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신체 조건이 중요하긴 하지만 제가 처음으로 입단해서 편견을 깼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선수들에게는 큰 용기이지 않을까.

- 장기 집권 가능성은?

가능하다. 부상만 선수들이 조심하면 장기집권을 할 수 있지 않을까

- 이범호 감독이 갑작스레 부임했는데 당시는 어땠나?

갑작스럽게 일이 있고 나서, 저희가 호주에 있을 때 감독님께 말씀드렸다. 그때 코치님이셨는데 장난으로 '감독님 된다면서요'라고 말했다. 저는 느낌이 있었다. 선수 때부터 코치 시절까지 쭉 봤다. 의사소통이 잘 되는 건 알고 있었다. 선수들이 편안하게 야구를 할 수 있게 해주신 게 크지 않았나.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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