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KIA 타이거즈 '작은 거인' 김선빈이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섰다. 2008년 프로 데뷔 후 16년 만에 3번째 통합 우승과 더불어 가장 빛나는 별이 됐다.
김선빈은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KS 5차전에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 팀의 KS 우승에 기여했다.
김선빈은 KS에 출전한 KIA 타자 중 가장 타격감이 좋았다. 시리즈 시작 전 타자들의 타격감 저하를 우려했던 이범호 KIA 감독도 김선빈만큼은 콕 집어 "연습 경기를 치르면서 타격감이 가장 좋아 보였다"며 믿음을 보냈다.
김선빈의 방망이는 시리즈 내내 불타올랐다.
1차전에서 2타수 1안타 2볼넷 1득점으로 예열을 마친 김선빈은 2차전(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과 3차전(3타수 2안타)에서 멀티히트를 때렸고, 4차전에서는 5타수 3안타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5차전에도 안타 2개를 적립하며 KIA의 'V12' 달성에 앞장섰다.
KS 5경기에 모두 출전해 17타수 10안타를 기록한 김선빈의 시리즈 타율은 0.588에 달했다. KIA는 김선빈 활약에 힘입어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삼성을 누르고 KS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선빈의 활약은 가장 큰 상으로 보답받았다. 기자단 투표 99표 중 46표를 받아 45표를 받은 김태군을 1표 차이로 따돌리고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김선빈에게 이번 우승은 더 특별하다.
2008년 KIA에서 데뷔한 김선빈은 2009년 팀의 통합 우승을 현장에서 함께 기뻐하지 못했다. 그해 정규 시즌 72경기에서 타율 0.293으로 활약했지만, 수비에서의 불안감을 지우지 못해 엔트리에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9년 뒤인 2017년, 김선빈은 KS 출전의 꿈을 이뤘다. 정규시즌 타율 0.370으로 타격왕에 오른 김선빈은 당당히 KS 엔트리에 승선했고, 두산 베어스와 KS 5경기에서 타율 0.357로 맹활약하며 통합 우승을 이끌어 한풀이에 성공했다. 다만 시리즈 MVP는 양현종에게 돌아갔다.
2009년 KS 엔트리 탈락, 그리고 2017년 통합 우승 조연에 머물렀던 김선빈은 7년이 지난 올해 마침내 통합 우승과 시리즈 MVP 등극을 모두 달성하며 진정한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수상 후 팬들에게 "행복하시죠? 저도 행복하다"고 말한 김선빈은 "1, 2, 4차전에서 데일리 MVP로 안 뽑혀서 서운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장모님과 와이프,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