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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나가"는 없었다. 대신 KT 응원가가 잠실벌에 울려퍼졌다. 그만큼 대단했고, 팬들도 KT 가을야구를 보며 만족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KT 위즈의 가을 여정이 마무리됐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패하며 2024 시즌을 마감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 '졌잘싸'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KT의 가을이었다. 정규시즌 최하위까지 떨어지며 시즌 초반 위기를 맞이했지만, 꾸역꾸역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결국 정규시즌 5위로 가을야구 막차에 탑승했다.
이것만으로도 기적이었다. 사실 이강철 감독도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 자체에 만족한다"며 승부에 대한 부담을 덜어놓은 모습을 보였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오르기 직전까지 SSG 랜더스와 피터지는 5위 싸움을 하며 사실상 가을야구를 시작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업셋'을 해버렸다. 여기에 디펜딩 챔피언 LG를 상대로 5차전 승부까지 벌였고, 매경기 명승부를 펼쳤으니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10경기 이상 초집중을 한 선수들은 말 그대로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이번 가을 감독들의 수난 시대다. KT에 진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팬들로부터 "이숭용 나가" "이승엽 나가"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당당히, 웃으며 잠실구장을 나갈 수 있었다. KT 버스를 둘러싼 팬들이 버스가 떠날 때까지 응원가를 목청 높여 불러줬기 때문이다.
일단 2024 시즌은 아름답게 마무리가 됐다. 눈 깜빡하면 바로 2025 시즌이 시작된다. 이 감독의 머리도 복잡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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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 위해서는 고질을 고쳐야 한다. 수 년째 반복되는 현상, 초반에 죽을 쑤다 중후반부터 살아나는 이 패턴을 바꿔야 한다. 가을야구까지는 가능하지만, 시즌 초반 떨어지면 정규시즌 우승은 힘들다는 걸 이 감독도 뼈러지게 느낄 것이다. KBO리그의 포스트시즌 특성상, 정규시즌 1위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 원인이 있을 것이다. 개막부터 선수들의 몸이 안 올라온다는 것인데, 일단 스프링캠프부터 점검해야 한다. 훈련량이 적은지, 아니면 훈련 장소가 맞지 않는지 등 체크를 해봐야 한다. 선수들에게 많은 권한을 주는 이 감독 스타일인데, 스프링캠프 훈련량이 타 구단에 비해 많지 않다. 또 작년 애리조나, 올해 기장은 날씨가 추워 제대로 훈련을 하기 힘든 환경이기도 했다.
오는 20일부터 시작되는 마무리 훈련부터 이 감독이 어떻게 훈련장 환경을 바꿀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KT는 일본 오사카에서 마무리 훈련을 실시한다. 내년 봄 스프링캠프 장소도 확정이 됐다. 따뜻한 호주 질롱으로 떠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