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G 65이닝' 김택연+'77G 65.1이닝' 이병헌, 정말 팔 빠져라 던졌다…시즌 내내 불펜진 과부하, 되풀이 안 된다

입력
2024.09.27 10:39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초 2사 2루 두산 김택연이 이닝을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가 지난해 정규시즌 5위보다 한 단계 높은 정규시즌 4위 자리를 확정했다.

두산은 내달 2일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보다 더 유리한 고지에서 가을야구를 시작한다. 올 시즌 두산을 상위권 싸움에서 버티게 한 건 단연 불펜진의 힘이 크다. 특히 시즌 내내 팀 필승조 자리를 지켰던 김택연과 이병헌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두산은 지난 26일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린 두산은 시즌 73승 2무 68패로 잔여 1경기와 상관 없이 리그 4위 자리를 확정했다.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제러드(좌익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기연(포수)-조수행(우익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과 상대했다. 두산 선발 투수는 곽빈이었다. 

두산은 1회 초 1사 1, 3루 기회에서 김재환의 1타점 우전 적시타를 시작으로 양석환의 1타점 적시 좌익수 왼쪽 2루타와 강승호의 유격수 땅볼 타점으로 3-0 리드를 먼저 잡았다. 두산은 6회 초 2사 2루 기회에서 허경민의 1타점 중전 적시타로 한 점 더 달아났다. 

그사이 마운드 위에서는 선발 투수 곽빈의 쾌투가 빛났다. 곽빈은 6이닝 90구 4피안타 7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 퀄리티 스타트 쾌투로 시즌 15승 요건을 충족했다. 

두산은 7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했다. 김강률(0.2이닝)-이병헌(0이닝)-최종인(0.1이닝)-이영하(0이닝)-홍건희(0.2이닝)-김택연(1.1이닝)으로 이어지는 불펜 총력전이 펼쳐졌다. 이닝마다 한 점씩 내줬지만, 9회 말 1사 만루 위기에서 김택연이 루킹 삼진과 유격수 뜬공을 유도하며 팀 승리와 곽빈의 시즌 15승을 지켰다. 곽빈은 이날 승리로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두산은 오는 28일 정규시즌 최종전(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는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하며 힘을 뺄 가능성이 크다. 10월 2일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대비해야 하는 까닭이다. 필승조 주축인 김택연과 이병헌도 최종전 등판 없이 정규시즌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초 2사 1루 두산 이병헌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이 KT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를 마친 두산 양의지, 김택연이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김택연과 이병헌은 올 시즌 내내 팀 필승조에서 가장 고생한 투수들이다. 고졸 신인 데뷔 첫 시즌부터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은 김택연은 올 시즌 60경기(65이닝)에 등판해 3승 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 2.08, 78탈삼진, WHIP 1.26을 기록했다. 

고졸 1년 차 시즌임에도 김택연은 시즌 60이닝을 끝내 넘겼다. 2020년 이후를 기준으로 김택연 이전 고졸 1년 차 투수가 가장 많은 불펜 이닝을 소화한 건 지난해 SSG 랜더스 투수 이로운의 57.2이닝이었다. 그다음은 2022시즌 KT 위즈 투수 박영현의 51.2이닝이었다. 게다가 김택연은 가을야구 무대와 함께 다가오는 11월 프리미어12 대회 출전도 유력하다. 올해 총합 70이닝을 훌쩍 넘길 가능성이 있다. 

이병헌도 올 시즌 77경기(65.1이닝)에 등판해 6승 1패 1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 2.89, 57탈삼진, WHIP 1.45로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셋업맨이 됐다. 이병헌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최근 5년 동안 한 시즌 77경기 이상 등판한 선수는 김진성(2023시즌 80경기), 김범수(2022시즌 78경기), 주권(2020시즌 77경기) 세 명뿐이었다. 이병헌도 프리미어12 예비 명단에 올랐기에 올해 가을 추가 등판 가능성이 남았다. 

김택연과 이병헌을 향한 우려가 유독 큰 건 두 선수가 팀 내에서 멀티 이닝도 가장 많이 소화한 까닭이다. 두 선수는 올 시즌 17차례 멀티 이닝 소화로 팀 내 최다뿐만 아니라 리그에서도 나란히 공동 9위 자리에 위치했다. 특히 이병헌은 연투 소화 기록(22차례)까지 리그 3위에 올랐다. 

사실 두 투수를 포함한 두산 팀 불펜진 과부하 현상은 올 시즌 내내 이어졌다. 두산은 올 시즌 외국인 선발 투수들이 시즌 초반부터 선발 로테이션에서 장기 이탈하면서 불펜진에 크게 의존하는 야구를 펼쳤다. 라울 알칸타라 장기 부상 기간 때 임시 외국인 투수 영입에 과감하지 못했던 점과 더불어 시라카와 케이쇼 임시 계약까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게 치명적이었다. 이닝을 길게 끌고 갈 선발 투수가 곽빈 단 한 명이었던 점은 벤치도 손 쓸 수 없는 거대한 악재였다. 

물론 불펜진 기용에 있어 과부하 현상을 조금이라도 줄일 선택을 할 수 있었단 점도 아쉬운 지점이다. 선발 퀵 후크와 불펜 이닝 쪼개기는 특정 승부처에선 단기간에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이다. 하지만, 144경기 내내 그런 방향성을 고집한다면 불펜 투수들에게 탈이 날 수밖에 없다. 잔여 시즌 복귀가 어려워진 최지강의 어깨 부상 재발 이탈이 그 예다. 

결국, 올 시즌은 외국인 선수 문제부터 시작해 구단과 현장의 호흡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한 구단의 경우 구단과 현장이 시즌 마운드 운영 큰 틀에 있어 논의의 장을 시즌 내내 계속 이어간다. 특정 투수 관리나 기용 방향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두산 구단은 과거부터 비교적 현장에 더 힘을 실어주는 스타일이다. 이는 서로 호흡이 잘 맞는 시즌이라면 최상이지만, 무언가 삐걱대는 시즌이라면 재빠른 수습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당연히 구단과 현장 모두 김택연과 이병헌을 포함한 불펜 투수들이 건강하게 올 시즌을 마치고 내년 시즌도 건강하게 치르길 바란다. 하지만, 2025시즌에는 2024시즌과 같은 극심한 불펜진 과부하 현상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 사실상 정규시즌을 마무리한 구단과 현장 모두 되돌아봐야 할 문제다.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초 1사 1루 두산 이병헌이 박정배 코치의 격려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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