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승 거둔 두산 곽빈이 삼성 원태인과 나눈 대화…“태인이가 받겠죠, 이미 축하했다” 다승왕의 향방은

입력
2024.09.27 10:07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시즌 15승째(9패)를 올린 두산 곽빈은 동료들의 시원한 물세례를 맞았다.

두산 구단에서 토종 투수의 15승은 2019년 이영하(17승4패) 이후 5년만이었다.

이날 승수를 추가한 곽빈은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오르며 삼성 원태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팀도 4강을 확정지어 겹경사였다.

사실 곽빈은 이날 등판을 안 할 수도 있었다. 24일 창원에서 열린 SSG와 NC의 경기에서 NC가 승리를 했다면 두산이 4위를 확정지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승자는 SSG였고 두산은 자력으로 4위를 확정짓기 위해 곽빈을 올렸다. 곽빈은 지난 21일 LG전 등판 이후 4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올랐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곽빈은 15승을 올리면서 기쁨을 누렸다.

경기 후 곽빈은 “원래 오늘(26일) 등판은 안 하는 거였는데 하늘의 계획인 것 같다. 15승을 선물해 주시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경기 전 “곽빈이 다승왕을 의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한 바 있다. 괜히 타이틀을 의식하다보면 힘이 들어갈 수 있고 제 기량을 선보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령탑의 우려에 곽빈은 호투로 답했다.

곽빈은 “사실 부담이 안 됐다”며 “다승왕에 대한건 내려놨던 상태였다. 당연히 (원)태인이가 받아야하는 것 아닌가. 태인이는 평균자책도 3점대고 훨씬 잘 던졌기 때문에 받아도 정말 괜찮다”고 말했다.

선수들끼리도 이런 이야기를 했다. 곽빈은 “이미 휴대폰 메신저로도 이야기를 했다”며 “태인이가 언제 던지느냐고 했는데 던질 수도 있고 안 던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냥 ‘네가 받을 것 같다’고 축하한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로테이션대로라면 삼성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원태인을 내보낼 수 있다. 선수의 타이틀이 걸려있기 떄문에 원태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곽빈은 이미 마음을 비웠다. 그는 “태인이가 던져서 다승왕하면 당연히 축하할 일이다. 아니면 같이 받으면 된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사실 다승왕보다 곽빈이 집중하는 건 팀의 4위 확보였다. 곽빈은 “우리가 빨리 4위를 확정짓고 싶었다”며 “SSG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라고 했다. 실제로 SSG는 이날도 NC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곽빈은 일찌감치 와일드카드 결정전 선발 투수로 내정되어 있다. 그는 지난해에도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3.2이닝 동안 4안타 2홈런 3볼넷 4삼진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고 팀도 아쉬움을 삼켰다.

“지난해에는 내가 망쳤다”라던 곽빈은 “설욕해야겠다는 느낌보다는 팀원 믿고, 내 공을 후회없이 던지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승선했지만 이번에는 4위로 올랐다.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팀이 4위 팀을 뒤집은 사례는 없다. 그만큼 4위가 유리하다. 곽빈은 “우리는 한 번에 끝내야한다”라며 “형들 믿고 나는 나를 믿고 하면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Advertisement
스포키톡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첫 번째 스포키톡을 남겨주세요.
이미지 실시간 인기 키워드
  • 다저스 서부지구 우승
  • 대한항공 결승 진출
  • 이정후 10월 1일 귀국
  • 이승준 UAE 코르파칸 이적
  • 저지 58호 홈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