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7월 31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6대 30으로 패했다. 한 경기 최다 실점 신기록(종전 27실점) 불명예를 쓴 KIA는 시즌 60승 2무 40패로 리그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이날 KIA는 소크라테스(좌익수)-최원준(중견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김선빈(2루수)-서건창(1루수)-김태군(포수)-박찬호(유격수)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두산 선발 투수 시라카와를 상대했다. KIA 선발 투수는 김도현이었다.
KIA는 1회 초 양석환에게 선제 적시타를 맞았지만, 2회 말 1사 만루 기회에서 박찬호의 밀어내기 볼넷과 소크라테스의 역전 희생 뜬공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KIA는 3회 초에만 무려 7실점을 허용해 패색이 짙어졌다. 선발 투수 김도현이 제러드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맞은 가운데 김기연에게도 1타점 내야 안타를 내준 KIA는 김기훈으로 투수 교체를 선택했다.
이어진 2사 만루 위기에서는 나성범의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허경민의 우익수 방면 뜬공이 나왔고, 나성범이 포구 위치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해 ‘만세 동작’으로 공을 놓쳤다. 만루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으면서 한순간 경기가 크게 기울었다. 이후 4회 초와 4회 말 한 점씩 주고받은 가운데 KIA는 5회 말 5실점으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나성범은 이날 2안타 경기를 펼쳤지만, 타구 질이 좋다고 평가할 수는 없었다. KIA는 공·수에서 모두 침체한 나성범을 두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나성범을 향한 굳건한 믿음을 내비쳤다.
31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나성범 선수는 중간 타이밍을 잡으면서 속구와 변화구를 다 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올 시즌 모든 구종에 타이밍이 조금씩 늦는다고 본인도 느끼더라. 하지만, 시즌 중간에 큰 틀을 바꾸면 더 큰 혼동이 올 수 있다. 올 시즌엔 본인이 보유한 타이밍대로 계속 가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감독은 “타석 숫자와 비교해 나성범 선수의 타점이 많은 편인데 전반적인 성적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그래도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도 열심히 연습하는 걸 보면 8월에는 타격감이 올라올 것으로 생각한다. 최형우와 나성범 선수가 잘 쳐야 점수 내는 게 쉬워진다. 두 선수의 컨디션 관리에 계속 신경 쓸 것”이라고 바라봤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와 주루에서 나성범이 100% 경기력을 못 보여주는 것도 팀에 치명적이다. 이날 허경민의 뜬공 타구를 놓친 실수 장면이 포스트시즌에서 또 나온다면 그 데미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과연 이범호 감독이 굳건한 믿음 아래 나성범에게 계속 선발 출전 기회를 부여할지 혹은 다른 대안을 고민할지 주목된다.
[광주=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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