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광주의 ACLE 8강 이끈 ‘매력남’ 이정효, 쌓인 커리어만큼 그의 노트북 로딩도 길어졌다

입력
2025.03.14 08:00
[6면] 이정효의 거침없는 도전

‘0-2→3-2.’ 광주FC가 불가능을 극복했다.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2차전 홈경기에서 비셀 고베(일본)를 3-0으로 격파해 1·2차전 합계 스코어 3-2로 8강행 티켓을 따냈다.

원정 1차전에서 0-2로 패했던 광주는 박정인의 헤더골과 아사니의 멀티골로 기적의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K리그에선 유일한 ACLE 8강 진출팀이다. 더욱이 첫 출전에서 거둔 놀라운 성과다.

치열한 노력의 산물이다. 이정효 감독의 역할이 컸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아니나 선수단 매니지먼트와 관리, 능동적이면서도 탄력적인 훈련 프로그램 등으로 코치 시절부터 남다른 능력을 발휘한 그는 탁월한 전술가의 이미지 역시 강하다.

‘이정효 축구’의 특징은 공격적이지만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을 강조하고, 전방위적 압박을 통해 공간과 찬스를 여는 데 있다. 경기 중 잦은 포지션 이동과 유려한 포메이션 전환도 인상적이다.

핵심은 ‘팀’이다. 팀으로 싸우고, 팀으로 버티며, 팀으로 승부를 낸다. 광주가 K리그2에 머물던 2022시즌 지휘봉을 잡은 이후 이 감독의 축구철학이 바뀐 적은 없다. 매 시즌 많은 선수가 오가지만, ‘광주 이정효호’가 흔들리지 않는 이유다.

현대축구의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이 감독은 틈날 때면 스터디카페를 찾아 밤샘 공부에 열중한다. 그의 노트북은 온갖 정보로 가득하다. 광주는 물론 K리그 상대팀과 선수 개개인에 대한 SWOT 분석이 가장 많고, 지난해부터는 ACLE 경쟁팀 내용이 업데이트됐다. 이 감독은 “처음엔 부팅에 몇 초 걸리지 않았는데, 지금은 (쌓인 데이터 때문에) 굉장히 느려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많은 정보가 뒷받침된 철저한 분석은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광주는 이날 고베를 압도했다. 볼 점유율(60대40)과 공중볼 경합(54대46), 패스 성공률(광주 80%·고베 67%), 유효 슈팅(광주 9개·고베 1개)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앞섰다.

축구를 잘한 덕분에 살림살이도 좋아졌다. 광주는 대회 상금으로 이미 180만 달러(약 26억2000만 원)를 확보했다. 출전비 80만 달러로 시작해 16강 20만 달러, 8강 40만 달러를 벌었다. 리그 스테이지 승리(4회) 수당 40만 달러도 있다. K리그 재정 가이드라인을 맞추지 못해 선수 영입 제한 조치를 받을 만큼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린 광주로선 몹시도 반가운 돈이다.

이제 광주는 4월 25일부터 5월 4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파이널 스테이지(8강~결승)에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4강에는 60만 달러, 준우승과 우승에는 각각 400만 달러와 1000만 달러(약 145억4000만 원)가 돌아간다. 광주의 이번 시즌 선수단 총연봉은 70억 원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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