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유준상 기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간판 최민정(성남시청)이 밝은 미소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왔다.
최민정은 10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취재진과 만나 "열심히 대회를 준비했는데,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많은 분들께서 공항에 나와 환영해 주셔서 더 실감이 나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민정은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만 3개를 차지했다. 혼성 2000m 계주를 시작으로 여자 500m, 여자 1000m에서 금메달을 추가했다. 한국 여자 선수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차지한 건 올해 최민정이 처음이다.

시작이 좋았다. 최민정은 김길리(성남시청), 김태성(화성시청), 박지원(서울시청)과 함께 혼성 2000m 계주 결승에 출전해 2분41초534의 기록으로 한국 선수단에 대회 첫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그 흐름은 개인 종목까지 이어졌다. 최민정은 여자 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수확한 김길리, 이소연(스포츠토토)과 함께 시상대에 섰다. 이튿날에는 여자 1000m에서 금메달을 얻으면서 대회 3관왕을 달성했다.
특히 여자 500m 금메달은 최민정과 대표팀 모두에게 의미 있는 결과물이다. 그동안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단거리 종목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최민정은 동계아시안게임 역사를 새롭게 쓰기도 했다. 8일 여자 500m 예선에서 43초321의 기록으로 2017년 판커신(중국·43초371)의 기록을 갈아치웠고, 준결승에서 42초885로 한 번 더 아시안게임 기록을 수립했다. 9일 여자 1000m 결승에서도 1분29초637로 대회 신기록을 작성했다.

최민정은 "솔직히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때 동메달을 획득했기 때문에 그때보다는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랐는데, 이번에 금메달과 더불어 아시안게임 신기록까지 수립하게 돼 더 의미 있었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이번 대회를 계기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대비해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생겼다"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무게를 많이 올리려고 했고, 지상과 빙상에서 스타트 훈련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초반에 가속도를 내는 구간에서 속도를 많이 올려서 (이전과 다르게) 차별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자 3000m 계주에서 노메달에 그친 것에 대해서는 "계주 종목은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많이 노력해서 준비했으니까 계속 준비하다 보면 다음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최민정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1500m,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로 2관왕에 올랐다. 4년 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여자 1500m 금메달을 따내 쇼트트랙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현 월드투어) 시리즈에서도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하지만 2023년 3월 서울에서 진행된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 3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당시 네덜란드가 여자부 개인전 세 종목은 물론 계주까지 4개의 금메달을 전부 쓸어담았다. 반면 개최국인 한국은 여자부에서 단 1개의 금메달도 얻지 못했다.
최민정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2023-2024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지 않았다. 스케이트 부츠와 날 등 장비를 교체했고,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2024-2025시즌 준비에 힘을 쏟았다.

최민정은 2023년 11월 제2회 국무총리배 전국남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대회로 복귀를 알렸으며, 그해 12월에는 회장배 전국남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대회에서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이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여자부 개인 종합 1위에 오르면서 태극마크를 되찾았다.
최민정은 2024-2025시즌 월드투어 1차 대회 여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고, 대회를 거듭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만들면서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최민정은 "1년 쉬고 다시 복귀했을 때 내가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을지 가장 궁금했는데, 월드투어를 소화하면서, 또 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걸 한 번 더 학인하게 됐다. 그런 부분은 확실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이 밀라노를 향한 발판이라고 생각해 열심히 준비했고, 남은 대회까지 계획대로 한 단계씩 차근차근 올라가면 목표했던 걸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민정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몇 관왕을 기대하고 경기에 나섰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개수를 목표로 세우기보다는 그냥 매일 최선을 다하다 보면 나중에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사진=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