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국민-농협은행, 3875억 원 부당대출 적발…금감원 "엄정 제재할 것"

입력
2025.02.04 13:37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원에서 열린 2024 브리핑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MHN스포츠 박서인 인턴기자) 우리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에서 총 3875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적발되면서 금융권의 내부 통제 부실 문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감독원은 4일 '2024년 금융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진행한 정기 검사에서 482건의 부당대출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에서는 101건(2334억 원), KB국민은행 291건(892억 원), NH농협은행 90건(649억 원)의 부당대출이 확인됐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부당대출 규모가 기존 340억 원에서 730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부각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에서는 전·현직 본부장과 지점장 등 27명이 단기성과를 위해 대출 심사 및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1604억 원의 부당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76.6%인 1229억 원이 부실화됐으며, 부당대출의 61.5%인 987억 원은 현 경영진이 취임한 2023년 3월 이후 승인된 것으로 확인됐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역시 영업점 팀장과 지점장 등이 브로커와 공모해 허위 매매계약서를 기반으로 대출을 승인하거나, 대출 심사 기준을 회피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출을 실행한 정황이 포착됐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일부 임직원들이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적발된 부당대출 외에도 지난해 1~9월 금융권에서 총 111건, 2598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으로, 금융사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또한 "CEO가 외형 확대에 치우쳐 과도한 경영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임직원들이 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하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향후 해당 은행들에 대해 엄정한 제재를 가하는 한편, 모든 금융지주 및 은행에 자체 점검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아울러 거액의 부당대출과 관련된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당국에 통보하고, 법규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사들이 사고를 축소하려 하거나 사고자를 온정적으로 조치하는 관행이 대규모 금융사고를 반복적으로 발생시키는 요인"이라며,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금융권이 단기 성과주의를 지양하고, 건전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MHN Sport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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