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이기흥이 밝힌 스포츠산업 '성장키'... "자율성과 국가스포츠위원회"

입력
2025.01.11 12:00
 이기흥 회장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방이동, 정형근, 배정호 기자] '체육'은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고 사회 통합을 이루며, 국가의 경제적·외교적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자산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체육계 수장'을 뽑는 선거를 앞두고, 모든 권력 기관이 대한체육회 조사에 나섰다.

역사의 반복이다. 이기흥 회장을 겨냥한 전방위적 수사는 2016년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도 이뤄졌다. 당시 선거는 '친문체부'와 '반문체부'의 대결 양상으로 불렸다. 문체부가 낙점한 인사와 '체육의 자율성'을 외치며 문체부에 정면으로 맞선 이기흥 회장의 대결 구도가 펼쳐졌다.

8년이 지났지만 잇따른 정부 기관의 조사와 선거 개입, 불출마 종용까지, 체육계를 둘러싼 논란은 반복됐다. 스포티비뉴스와 6일 서울 송파구 선거사무실에서 단독 인터뷰를 진행한 이기흥 후보는 여전히 '체육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기흥 회장 ⓒ곽혜미 기자

다음은 이기흥 후보와 일문일답

-요즘 체육인을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나?

"체육인들이 화가 많이 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너무 지나치게 체육회를 조사하고 있다. 그래서 반발심이 많이 생겼다. 사실 해도 너무한다. 예를 들어 문제가 있으면 문체부가 행정사무 감사를 해서 검찰이나 경찰에 고발하면 된다. 그런데 지금은 문체부와 감사원, 국조실에서 조사하고 검경에 수사 의뢰했다. 압수수색을 동시다발적으로 경쟁하듯 하는데 무슨 대한체육회가 반국가 세력인가."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2016년 대한체육회장 선거와 비슷하다. 당시에도 문체부는 이 회장이 수장을 맡은 대한수영연맹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고, 검찰은 '개인 비리'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까지 벌였다. 선거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2016년 당시에도 오직 나만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국정 농단' 세력이 이를 주도했다. 출마 자격이 없다는 말을 듣고, 법원에서 후보자 지위 보전 신청을 받아 결국 출마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내가 '바른말'을 하기 때문이다. 체육인과 체육 발전을 위해 바른말을 하니 통제하는 것이다. 체육회도 감사원에 문체부의 위법‧부당한 행태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를 했다. 빨리 조사를 해서 잘못을 저지르고, 문제가 있는 사람에 대한 조치를 반드시 해야 한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도 정부에서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9일 세 통의 전화를 받았다. 8년 동안 고생했으니 대한체육회장이 아니라 다른 직책, 편한 직으로 가면 어떻겠냐는 말을 했다. 정부에서 체육회를 '조지는' 팀과 체육회 내부에 분란을 일으키는 팀, (정부에서 미는 후보를 도와) 선거를 준비하는 팀이 있다는 얘기도 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행동을 벌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를 받은 이후 무슨 일이 벌어졌나?

"11월 9일은 토요일이었다. 토요일 아침에 전화를 받고, 10일 일요일에 국조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에 고발 조치한다고 했다. 그리고 11일 문체부에서 체육회장 직무 정지를 내렸다. 그런데 12일은 스포츠공정위에서 연임 심사가 있는 날이었다. 돌이켜보면 '타임 테이블'을 거꾸로 놓고 일을 진행했다. 누군가를 회장으로 만들기 위해 멀쩡한 사람을 '악마화'하고 조사하면서 프레임을 씌웠다. 이게 바로 국정 농단이다. 2016년 대법원 판례도 있다. 대법원은 목표로 삼은 일을 관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푸시하고 압박하는 것을 직권남용이라고 판단했다."

-정부에서는 누구를 회장으로 앉히려 했나?

"재벌 오너를 얘기했다. 그래서 재벌 오너는 회장직에 전념하기 어렵고, 정치권에서 흔들면 버티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말 체육회를 안정적으로 이끌 사람을 추천했다. 인사를 추천하면서 체육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점도 요구했다. 그런데 정부에서 계속 불출마를 종용했다." 이기흥 회장 ⓒ곽혜미 기자

-체육 발전을 위해 직접 요구한 점은 무엇인가?

"우선 국민체육진흥법 43조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지금 그 한 줄로 문체부가 대한체육회를 관리‧감독하고 있다. 43조는 문체부 장관이 산하 기관을 관리‧감독한다고 되어 있다. 이것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체육회는 법령상 기타 공공 기관이다. 기타 공공기관은 기관 운영에 관한 법에 따라서 자율성을 인정해 줘야 한다. 물론 국가의 교부금이나 국고 사용은 분명하게 승인받고 정산해야 한다. 그런데 정관이나 자치에 관한 것은 대한체육회가 대의원 총회를 해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43조 단 한 줄로 체육회의 모든 것을 통제하기보다는 법령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43조를 세분화할 경우 체육 발전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국내 스포츠산업의 시장 규모는 약 78조원이다. 그런데 스포츠 마케팅 사업은 규제에 막혀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그러면서 맨날 정부 돈만 쓴다고 한다. 규제를 풀어서 특성에 맞게 각 종목이 돈을 벌게 해줘야 한다. 그러면 국고도 줄어들 수 있다. 인기 종목들이 성장하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오히려 자생력을 키우지 못하게 정부가 막고 있다. 불필요한 규제를 모두 풀어야 한다."

-법률 개정 이외에 요구한 것이 더 있나?

"현재 체육회를 이렇게 시끄럽게 만든 사람에 대한 조치를 반드시 해달라고 했다. 감사원에 문체부의 위법하고 부당한 업무 행태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빨리 조사해서 잘못을 저지르고 문제 있는 사람에 대한 조치를 해야 한다."

"또 국가스포츠위원회 설립을 얘기했다. 국가스포츠위원회 설립은 2017년부터 진행했다. 현재까지 220만 명이 서명했다. 지방체육회 재정 자립과 상장기업의 학교 운동부 지원 의무화에 관한 부분도 요구했다."

-국가스포츠위원회가 설립되면 현재와 달라지는 점은 무엇인가?

"체육은 12개 부처 3개청 15개 기관으로 분산되어 있어 협업이 잘 안된다. 똑같은 일을 쪼개서 각 부처에서 하고 있으니, 중복 투자도 발생한다. 그래서 하나로 모아서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단계별로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죽을 때까지 스포츠를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국가스포츠위원회가 설립될 때까지 계속 씨앗을 뿌리고 다닐 것이다. 큰 그림은 이미 그렸고 기본적인 판은 다 만들었다. 명분과 논리가 맞으니 빠르게 실행되는 시점이 올 것이다."

-국가스포츠위원회가 생기면 '체육인'이 얻는 혜택은 무엇일까.

"국가스포츠위원회 설립은 체육을 국가 산업의 중심으로 올려놓는 일이다. 모든 국민이 체육을 통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위원회에서 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 교육부, 장애인체육 예산을 하나로 관리하게 된다. 또한 스포츠 산업의 마케팅 규제를 풀면 엄청난 시장이 확보될 수 있다. 초고령 사회에서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아젠다이다. 스포츠를 통한 의료비 절감 효과도 어마어마하다. 체육이 국가 주요 산업이 되면, 그 혜택은 모두 체육인에게 돌아갈 것이다." 이기흥 회장 ⓒ곽혜미 기자

-3선에 성공한다면, 대한체육회에 어떤 변화를 줄 계획인가?

"체육회는 앞으로 이원 체제로 가야 한다. 훈련원과 교육원 체제이다. 훈련원은 진천 선수촌과 평창 동계훈련센터, 태백을 국가대표 전문 훈련 시설로 운영해야 한다. 교육원은 체육인뿐 아니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 교육도 포함된다. 스포츠를 통한 올림피즘, 스포츠맨십을 초등학생부터 가르칠 필요가 있다. 태릉과 남원, 장흥에 교육 시설을 갖춰지면 전체적인 그림이 완성된다. 스포츠가 대한민국의 건강한 기둥이 되는 것이다."

-교육의 가치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

"교육은 가장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내는 방법이다. 지난 8년 동안 수많은 일을 했다. 그런데 문체부가 도와준 건 단 한 건도 없었다. 평창 동계훈련센터나 장흥 인재개발원도 계속 반대했다. 교육을 통해 사람의 마인드를 바꾸고 시대 변화에 맞춰 교육을 해야 할 것 아닌가. 생활체육 지도자들을 정규직으로 만드는 것도 한 번도 지원한 적이 없다."

"경기단체 전체 직원들 월급을 2019년에는 국가가 18%만 보조해 줬다. 나머지는 연맹에서 알아서 벌어서 줘야 했다. 마케팅도 못 하게 해서 돈 없으면 월급을 못 줬다. 그래서 내가 국회에 가서 의원님들을 설득해서 한 번에 천만 원씩 올려줬다. 그래서 지금 최소 42~48%정도를 보조해 준다."

-IOC. 독립(Independence), 최적화(Optimization), 협력(Collaboration)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독립'은 재정 자립과 운영 독립성을 통한 체육의 자율성 확보, '최적화'는 학교 체육의 정상화를 시작으로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의 완성형 시스템 구축, '협력'은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를 통한 체육계의 신뢰 회복을 의미한다. 누구에게나 존중받는 체육회를 만들겠다."

-3선 도전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이대로 물러서면 모든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제는 관료적 사고를 버리고 현장을 존중해야 한다. 현장이 존중돼야 구성원들의 역량과 역동성이 발휘된다. 체육 현장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매일 책상에서 정책을 논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비용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길이 막혀 있으면 장애물을 없애고 길을 열어주는 게 공직자가 해야 할 일이다. 요즘 세상에 우월의식을 갖고 길을 못 가게 막는 게 말이 되나. 거꾸로 가고 있다. 체육회장의 임명권자는 체육인들이다. 다시 당선된다면 '변화'를 완성하겠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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