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성기훈은 왜 갑자기 수양대군이 됐나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 배우 이정재가 시즌2 공개 이후 터져 나온 시청자의 의문에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털어놨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 시즌1 최후의 생존자이자 우승자 성기훈 역을 맡아 열연했다. 기훈은 시즌2에서 게임을 끝내고 시스템을 무너뜨리기 위해 복수를 다짐한다. 그러다 보니 인물의 성격이 많이 달라졌다.
시즌1에서는 착하지만 조금 모자란 듯 어리바리한 성격이 짙었다. 반면 시즌2에서는 마치 첩보요원처럼 치밀하고, 강단 있고, 리더십까지 갖췄다. 많은 시청자들이 그의 달라진 모습에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정재는 "기훈이 바뀌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라며 "살인 지옥 같은 게임장에서 나와서 예전 같은 웃음을 가질 수 있을까. 그럴 수 없을 거라 본다"라고 단언했다.
이정재의 연기 톤에 대한 지적도 없지 않았다. 특히 그가 선보였던 영화 '관상'(2013) 속 수양대군이 떠오른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정재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다"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후회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자신의 캐릭터 연기에 어느 정도 만족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시즌2에 앞서 시즌1을 두 번 정도 다시 봤다. 기훈이 목적이 강력하게 바뀌다 보니 그 톤을 어떻게 이어나갈까 고민이 컸다"라며 "시즌1 후반부에서 살아나온 다음에 완전히 달라진 기훈으로 나온다. 그걸 잘 이어받아서 가는 게 시즌2에서 해야 하는 역할이었다. 시즌3에서는 또 달라진다"라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캐릭터의 특성을 언급했다.
이어 "시즌2는 기훈이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실패하는 걸 보여주는 구조다. 시즌1에서처럼 웃음을 보여주는 건 정배(이서환)를 비롯한 다른 캐릭터에게 나눠주도록 세팅됐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부분 못 보여주니까 아쉽긴 하지만 작품적으로 기훈의 몫은 따로 정해져 있고 캐릭터들과의 호흡을 더 맞춰야 했기에 황동혁 감독님의 구상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기훈의 무모한 반란에 많은 이들이 희생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이에 그의 결정과 행동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시청자도 많았다. 이정재는 "무모하고 바보처럼 보일 수도 있다"라며 "선의만 가지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어떻게 보느냐고 질문하는 거다"라고 작품이 지닌 의미를 되짚기도 했다.
성기훈에 대한 여러 의문이 나오고 있지만 이정재는 황동혁 감독을 "천재"라고 표현하며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시즌1이 폭발적인 성공을 했다 보니, 시즌2에서는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해봤으면 했다. 내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당신이 기훈을 만들고 싶은 대로 말하면 내가 다 맞춰주겠다는 심정이었다. 시즌1에서는 내가 표현하고 싶은 방향으로 했다면, 시즌2에서는 세세한 것까지 감독님 의견에 맞춰서 했다"라고 준비 과정을 전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시즌2에 대해 "다양한 캐릭터들이 가진 고충과 애환이 잘 묘사된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인간관계에서 오는 믿음과 배신 같은 것들이 잘 표현됐다. 시즌2가 시즌3으로 넘어가면서 더 많이 반전을 거듭하고 누가 배신하는지 심리 게임도 더 다양해진다"라고 시즌3를 향한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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