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발음으로 전한 진심 "태어난 건 캄보디아, 사람 된 건 한국"

입력
2023.03.15 06:05
수정
2023.03.15 10:10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당구협회(PBA) 첫 대상을 수상한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진심이 담긴 소감으로 프로 당구인들을 울렸다.

PBA는 14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2023 PBA 어워즈를 성대하게 열었다. 지난 2019년 출범한 PBA가 4년 만에 처음 개최한 시상식이었다.

조재호(NH농협카드)와 스롱 피아비가 초대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김진아(하나카드)와 안토니오 몬테스는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을 수상했다.

수상자를 포함한 관계자들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시상식을 빛냈다.

아직 한국말이 유창하지 않은 스롱 피아비는 "이처럼 기쁜 날 소감을 잘 전하지 못할까봐 직접 적어왔다"고 입을 연 뒤 "이해해 주시오"라는 서툴고 엉뚱한 표현으로 주변을 웃겼다.

이어 "캄보디아에서 온 귀여운 당구 선수 스롱 피아비"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태어난 건 캄보디아지만 사람답게 살게 해 준 곳은 한국"이라는 인상적인 한 마디로 진심을 전했다.

긴장한 듯 종이가 벌벌 떨리는 상황 속에서도 스롱 피아비는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이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싶다. 꿈을 이루지 못하는 이들이 꿈을 이루게 하고 싶다"면서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에서 계속해서 멋지게 당구를 해 나가겠다"고 감동적인 소감을 이었다.



남자 대상 수상자 조재호(NH농협)는 "사실 난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어서 '퐁당퐁당'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퐁퐁퐁'이 되겠다"는 재치 있는 표현으로 꾸준한 최고 자리에 서겠다는 야망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고 울먹인 수상자도 있었다. 이번 시즌 2부리그 MVP를 수상, 다음 시즌부터 1부리그에 도전하게 된 강상구는 수상에 앞서 깜짝 영상 편지를 받았다.

영상 속에서 딸은 "아빠가 당구하러 갈 때 가지 말라고 해서 미안해. 엄마가 그러는데 아빠는 당구천재래, 그러니까 1부리그 가서도 정말 잘할거야, 아빠 파이팅"이라고 응원했다.

이어 수상대에 오른 강상구의 눈은 이미 충혈돼 있었다. 그는 "집에 가만히 있는 것만 봐도 눈물이 나오는 아이인데, 이런 영상은 정말 눈물을 참을 수 없다"며 울먹였다.

또한 강상구는 "다음 시즌 함께할 1부리그 선수들에게 내가 얼마나 무서운 선수인지 알려주겠다"며 자신감 넘치는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LPBA 선수 중 한 명이자 이번 시상식에서 사회를 맡았던 김가영(하나카드)은 팀리그상을 수상한 블루원리조트의 리더 엄상필이 "팀원들끼리 한라산 등반을 같이 한 적이 있는데 10시간이 넘게 걸렸다. 정말 힘들었다"고 하자 "우승만 할 수 있다면 난 당장 올라가겠다"고 답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 밖에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온 이미래(TS샴푸·푸라닭)는 "마치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을 사람 같다"는 김찬 캐스터의 칭찬을 받은 뒤 배우의 레드카펫 포즈를 흉내내 시선을 끌기도 했다.

스포키톡 4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 하이포닉
    축하한다
    일 년 전
  • 타이거킹
    스롱 얘는 진짜 한국와서 인생역전했네
    일 년 전
  • 주주브로이겨라
    스롱선수 응원합니다
    11달 전
  • 지기배
    항상 응원합니다
    일 년 전
실시간 인기 키워드
  • 최정 복귀
  • 두산 선수 오재원 대리처방
  • SSG 롯데
  • ACL 4강 기자회견
  • 황인범 EPL 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