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리어즈앤스포츠=광명/김민영 기자] '직장인'에서 '프로 당구선수'로 거듭난 김태호2(41)가 직장을 관두고 전업 프로 당구선수가 된 지 2개월여 만에 '드림투어 왕중왕' 자리에 올랐다.
김태호2는 4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PBA 드림투어 파이널' 결승에서 김성민2(44)를 세트스코어 3-0(15:9, 15:9, 15:2)으로 제압하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김태호2는 역대 드림투어 최고 상금인 2000만원과 랭킹 포인트 15,000점을 얻어 종전 랭킹 11위에서 단숨에 1위로 점프해 상위 랭컹 20위까지 주어지는 차기 시즌 PBA 1부 투어 승격을 확정했다.
지난 2020-21시즌 챌린지투어(3부)로 데뷔한 김태호2는 이듬해 드림투어로 승격해 드림투어 4차전 정상에 올라 시즌 랭킹 7위에 오르며 1부 투어로 연속 승격했다.
이후 김태호2는 1부 투어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다시 2부로 강등됐고, 이번 시즌 3차전에서 준우승, 6차전에서 16강에 오르며 11위로 이번 드림투어 파이널에 출전했다.



김태호2는 1부 투어에서의 부진을 직장생활과 당구선수 겸업으로 인한 연습 부족으로 꼽았다.
"직장을 다니면서 연습을 하다보니 성적이 잘 안 나왔다. 동호인 시절부터 활발하게 활동했었지만, 막상 1부 투어에 가보니 역시 어렵더라. 챌린지투어부터 시작해서 드림투어, 1부 투어에 차례로 승격하다 보니 굳이 직장을 그만두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성적이 나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기량이 뛰어난 1부 선수들과 경쟁하다 보니 평소 실력보다 성적이 안 나왔다."
이후 김태호2는 긴 고민 끝에 퇴사를 결정했다. 그리고 두 달여 만에 드림투어 파이널 정상에 올라섰다.
"일단 직장인으로서 당구선수를 겸업하다가 당구에만 전념하게 된 이후 좋은 성적을 거두어서 너무 기쁘다. 이전에 클럽에서 연습할 때 애버리지가 1.300 정도였는데, 직장을 그만두고 당구연습에만 전념하니 두 달 동안 애버리지 1.500정도가 나왔다. 이번 대회에서도 비록 준결승과 결승전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좋은 애버리지로 준결승까지 올라와서 스스로도 좀 놀랐다."
두 달 만에 애버리지 0.2를 올린 김태호2는 이번 파이널 대회에서 32강 2.500, 16강 1.742, 8강 1.667 등 1.500 이상의 애버리지를 기록했다.
'드림투어 파이널' 경기를 모두 마친 김태호2는 이번 우승의 공을 어머니에게 돌렸다.
"지방에 사시는 어머니가 이번 대회 동안 올라오셔서 운전과 식사, 간식 등을 챙겨주시면서 매니저 역할을 해주셨다. 덕분에 마음 편하게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다."


차기 시즌 1부 투어 승격을 확정한 김태호2는 "처음 1부 투어로 올랐을 때 경기 환경이라든지, 상대방의 기량, 나 자신과의 비교, 경험 부족 등으로 성과가 안 나와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때는 '나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니까'라며 자기합리화를 했다. 직장인이 1부 투어까지 갔으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5번의 승부치기에서 4번을 지면서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고 지난 1부 투어 경험을 되돌아봤다.
특히 스페인의 다비드 마르티네스의 열혈 팬이라고 밝힌 김태호2는 "1부 투어에서 뛰면 최하위기 때문에 최상위 선수들과 만날 텐데, 꼭 마르티네스와 만나고 싶다"며 "퇴사 후 두 달 동안 마르티네스와 조명우의 샷을 완벽하게 카피하는 연습을 했다"고 특별 훈련 방법을 밝혔다.
이어 그는 "차기 시즌은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과거보다 좋은 성적을 내서 잔류하는 게 목표다. 지난 1부 투어 때는 32강이 최고 성정이었으니 일단 이번에는 16강 진출을 눈앞의 목표로 두고 재도전해 보겠다"라고 더욱 단단해진 각오를 전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저작권자 Copyright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