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아듀! 만수. 현대모비스 허슬! 또 허슬. KGC 94대89 제압. 유재학 총 감독 은퇴식에 바치는 경기

입력
2023.03.24 20:59
수정
2023.03.24 21:02
현대모비스 유재학 총 감독 은퇴식 장면. 사진제공=KBL
[울산=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울산 현대 모비스가 안양 KGC의 우승을 저지했다.

현대모비스는 24일 울산 동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KGC를 94대89로 눌렀다.

현대모비스는 KGC의 우승 축포를 막아냈다. 경기 전까지 KGC는 정규리그 우승 매직 넘버 1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

이날은 현대모비스에게 특별했다. 19년 동안 현대모비스를 최강으로 이끌었던 유재학 총 감독의 은퇴식이 있는 날.

현대모비스는 유 총감독을 기념하는 응원 타월, 2층 복도에 '유재학 총감독 ZONE'을 만들어서 은퇴식을 기념했다. 게다가, 양팀 대결의 가장 큰 변수가 되기도 했다.

▶전반전

현대 모비스의 활동력은 인상적이었다. 경기 전 현대모비스 조동현 감독은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들(KGC)과의 경기에서는 우리가 약하다. 때문에 심플하게, 그리고 활동력을 극대화한 농구를 주문했다"고 했다.

같은 세트 오펜스에서 당연히 구력이 뛰어난 선수들의 슈팅 성공률이 높다. 결국 좀 더 강하고 거칠게 밀어부쳐야 이런 불리한 틀을 깰 수 있다.

1쿼터 현대모비스가 그랬다. 게이지 프림이 골밑에서 거칠게 오마리 스펠맨을 압박했고, 아바리엔토스가 거침없는 3점포를 터뜨렸다.

반면 KGC는 간간이 스펠맨의 3점포와 변준형의 미드 점퍼가 나왔지만, 현대모비스의 거친 압박에 슈팅 성공률이 떨어졌다. 결국 32-18, 현대모비스가 예상을 깨고 14점 리드를 잡았다.

2쿼터 초반에도 현대모비스의 기세는 이어졌다. 역시 트랜지션에 의한 얼리 오펜스가 주효했다. 게다가 수비 매치업은 주목할 만했다. 프림이 오세근을 막고, 최진수와 김현민이 스펠맨을 막았다. 스펠맨이 골밑 공략보다는 외곽 공격을 선호하는 특징을 바탕에 둔 매치업이었는데, 상당 부분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전열을 정비한 KGC는 무서웠다. 수비를 강화했다. 현대모비스의 공격 정확도가 떨어지자, KGC에게 흐름이 왔다. 박지훈과 배병준을 투입한 KGC는 침착하게 확률높은 공격을 성공시켰다. 배병준이 3점포를 터뜨렸고, 박지훈이 절묘한 포켓 패스로 오세근과 2대2 공격을 완성했다. 여의치 않을 경우, 스펠맨이 최진수와 페이스업 1대1 공격으로 3점슛보다 좀 더 확률높은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아바리엔토스의 실책이 나오면서 KGC에게 주도권을 완전히 뺐겼다. 결국 3점 차까지 KGC가 추격.

단, 2쿼터 막판 KGC는 스펠맨의 강력한 덩크슛이 실패. 현대모비스는 신민석이 자유투 2개를 얻어내면서, 리드를 지켜냈다. 51-46, 5점 차 현대 모비스의 리드. 단, KGC의 강력한 추격은 후반전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듯 했다.

▶후반전

3쿼터 유재학 감독이 특별 해설위원으로 등장했다. 중계진이 마련한 깜짝 이벤트였다.

주도권을 잡기 위한 본격적 일진일퇴 공방전이 시작됐다. 최진수의 3점포로 7점 차 리드. 그런데, 현대모비스는 프림이 테크니컬 파울을 일찌감치 받은데 이어 공격자 파울. 교체됐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신민석의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서명진의 3점포로 10점 차 리드. KGC의 작전타임.

곧바로 KGC는 응징을 가했다. 스펠맨의 덩크슛으로 현대모비스의 흐름을 차단하는 듯 했다. 하지만, 교체된 저스틴 녹스의 정확한 미드 점퍼가 잇따라 터졌다. 8~12점 차 양팀의 힘대결. 서명진의 절묘한 스텝 백 3점포가 터졌다. KGC의 외곽포는 약간 부정확했다. 현대모비스의 강력한 압박에 슈팅 효율이 떨어졌다. 66-51, 15점 차 리드.

KGC는 다시 재정비. 스펠맨의 자유투 2방, 그리고 오세근의 코너 3점포가 터졌다. 2쿼터 초반, 그리고 3쿼터 초반 현대모비스의 왕성한 활동량에 고전하긴 했지만, KGC는 확실히 강팀이었다. 팀을 어떻게 정비해야 하는 지 알고 있었다. 순식간에 10점 차로 좁혔다. 현대모비스는 김현민의 3점포. 조동현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지만, 스펠맨이 3점포를 터뜨리면서 응수.

3쿼터 막판 김현민이 인상적이었다. 허슬 플레이로 팀 사기를 북돋운 뒤 3점포를 또 다시 꽂았다. 게다가 3쿼터 막판 녹스가 버저비터 풋백 덩크. 하지만 시간이 지났다는 판정. 분위기는 절정이었지만, 여전히 9점 차. KGC 사냥권에 들어있었다.

4쿼터 오세근의 선제 골밑슛으로 출발. 4쿼터 8분40여초를 남기고 프림이 들어왔다. 3쿼터 흥분돼 교체됐던 프림은 골밑슛으로 산뜻한 출발. KGC는 변준형의 골밑슛으로 추격. 76-69, 7점 차 현대모비스의 리드.

양팀의 상반된 공격 루트가 나왔다. KGC는 스펠맨이 외곽으로 돌면서 그에 따른 변준형의 3점포가 빗나갔다. 반면, 프림은 골밑에서 자리잡은 뒤 미드 점퍼, 스펠맨의 반칙까지 얻어냈다. 3점 플레이를 완성했다.

다시 10점 차. 하지만, 변준형이 특유의 스텝 백 3점포로 응수. 스펠맨이 장거리 기습 3점포까지 성공시키면서, 순식간에 4점 차로 좁혔다.

확실히 현대모비스는 유재학 총 감독의 은퇴식이라는 상징성, KGC에게 안방에서 1위 세리머니를 볼 수 없다는 복합적 이유가 겹쳐지면서, 활동력과 텐션이 높았다. 그러나, KGC는 정규리그 1위를 달리는 이유가 있었다.

승부처가 다가오고 있었다. 스펠맨이 스틸을 한 뒤 강력한 속공 덩크를 터뜨렸다. 2점 차로 맹추격.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다시 아바리엔토스의 자유투 2방과 프림의 유로스텝에 의한 골밑 덩크슛이 터졌다. 6점 차.

현대모비스의 수비는 여전히 견고했다. 최진수의 패스를 받은 프림이 또 다시 골밑슛 성공. 아바리엔토스가 KGC 심장을 찌르는 3점포를 �틀暉構� 작렬. 경기종료 3분을 남기고 9점 차까지 벌렸다. 스펠맨의 3점포가 빗나가자, 최진수가 속공 덩크를 연결시켰다. 92-81, 11점 차. 현대모비스에게 완벽히 승기가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KGC는 변준형이 스텝 백 3점포를 성공. 박지훈이 바스켓 카운트를 성공시키면서 다시 5점 차. 남은 시간은 1분 30초.

아직까지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리바운드 다툼 이후 현대모비스의 파울. 변준형이 팀파울에 의한 자유투 2개를 모두 실패. 추격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변준형은 또 다시 소중한 골밑슛을 성공시키면서 자신의 실수를 만회. 그 이전 신민석의 허슬 플레이는 너무 강렬했지만, KGC는 노련하게 되받아치기를 했다. 92-89, 3점 차 현대 모비스의 리드. 남은 시간은 46.8초.

마지막 화려한 블록 쇼가 펼쳐졌다. KGC는 스펠맨의 블록. 공격권을 찾은 KGC는 박지훈이 골밑 돌파를 시도, 하지만 프림이 블록에 성공하면서 포효했다. 19.4초가 남은 상황에서 KGC의 마지막 공격.

스펠맨의 코너 3점포가 빗나갔다. 하지만 공격권은 다시 KGC.변준형이 스크린을 받은 뒤 유려한 스텝으로 프림에게 앵클 브레이크를 시전. 하지만 회심의 3점포는 림을 빗나갔다. 현대모비스의 승리.

이날 현대 모비스의 모든 선수들의 활동력은 너무나 강렬했다. 부족한 경험치를 활동량과 허슬로 메웠다. 유재학 총 감독의 마지막 길에 보내는 경기였다.

현대모비스는 2000년대 최강의 팀이었다. 현재 확고한 팀 컬러를 가지고 있다. '만수'로 불리는 유재학 감독이 만들었다. 그는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길었던 현대모비스에서 지도자 생활과 아쉬운 이별을 한다. 하지만, 그는 지도자로서 은퇴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 아직 어떤 길을 갈 지는 선택하지 않았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바디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 사진제공=KBL
경기장면. 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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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츄러스먹고싶다
    최고 입니다 ㅎㅎ
    일 년 전
  • 누진세
    멋지다
    일 년 전
  • 키포스포키포스
    멋집니다.
    일 년 전
  • 나이스나이스
    이런 이런
    일 년 전
  • 멋지다박연진
    멋져요
    일 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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