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춘계] ‘에이스 수비→승부처엔 쐐기포’ 천당과 지옥 오갔던 대전중 서준호... 사령탑도 극찬 세례

입력
2025.03.12 21:46


[점프볼=원주/정병민 인터넷기자] 대전중 서준호가 팀 첫 승리를 이끌었다.

대전중은 12일 전라남도 해남군 우슬체육관에서 열린 ‘제62회 춘계 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 해남대회’ 남중부 예선 임호중과의 경기에서 72-70으로 승리했다.

농구가 흐름의 스포츠, 분위기가 굉장히 중요한 스포츠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 경기였다.

경기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대전중의 승리를 예측한 이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임호중의 트윈타워 강태영과 이규민을 좀처럼 제어하지 못하며 인사이드에서 많은 점수를 내줬고 이 때문에 철저하게 열세의 입장에 놓였기 때문.

심지어 대전중에는 임호중 강태영처럼 중심을 잡아주거나 혹은 경기장 분위기를 단번에 뒤바꿔 줄 스코어러나 뚜렷한 에이스가 없다. 이러한 해결사의 부재는 후반, 더 나아가 높은 무대에서 대전중 벤치의 고민거리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전중은 누구 하나에 의존하지 않는 원팀이었다.

하프 타임을 기점으로 코트 위 5명의 선수가 모두 ‘에이스’가 되어 판세를 뒤집었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모두가 제 역할을 톡톡히 이행해냈고, 5명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여 임호중의 공격을 연이어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물샐틈없는 짜임새 있는 수비는 임호중을 당황하게 만들었고 신바람을 탄 대전중은 후반 시작과 함께 14-0 스코어링 런을 달리며 리드를 잡았다. 이후, 단 한 번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며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앞서 언급했듯, 모든 선수가 제 자리에서 본인의 몫을 완벽하게 해냈지만 그중 가장 돋보인 선수는 3학년 서준호.

서준호는 남중부 통틀어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 강태영을 1대1로 잘 막아냈고 박스아웃과 리바운드에 충실해 동료들에게 많은 찬스를 선사해냈다.

강태영의 프로필 신장은 197cm로 서준호와 무려 12cm가 차이 나지만 서준호는 이를 극복하며 고승문 코치의 엄지 척을 이끌어냈다. 서준호의 희생이 없었다면 대전중의 역전승마저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

수비도 수비였지만 공격에서의 활약이 그의 존재감을 더욱 드높게 만들었다. 서준호는 클러치 상황에서 중학생 답지 않은 여유로움을 장착, 림어택에 성공했고 경기 종료를 앞두고는 왼쪽 45도에서 쐐기 3점슛을 박으며 승리를 자축했다.

경기 후 만난 서준호는 “최대한 열심히 했다(웃음). 나뿐만 아니라 팀원들 모두가 최선을 다했기에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공을 동료들에게 전했다.

더불어 서준호는 “지난 겨울방학을 지내면서 많은 땀방울을 흘리며 노력했다. 노력한 결과가 오늘의 성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덧붙였다.



대전중은 강태영과 이규민을 봉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고.

어떠한 선수는 이규민이 볼 자체를 잡지 못하게 하기 위해 그의 그림자가 되어 선수만 졸졸 쫓아다니기도 했다. 찰거머리 같은 수비에 이규민은 후반 고전하는 모습을 표하기도 했다. 이 역시도 대전중의 계획된 수비 중 하나였다.

고승문 코치는 “장신 선수가 이번 대회에 못 나왔다. 그러나 (서)준호가 수비를 너무 잘해줬다. 이 정도까지는 잘해줄 줄 몰랐다. 엄청나게 노력형이다. 소리 없이 강함은 물론이고 오늘처럼 결정적일 땐 득점력도 갖췄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도움 수비를 선수들이 잘해냈다”고 말했다.

서준호는 “경기 시작 전부터 안 밀리려고 했다. 무엇보다 팀대팀으로 붙으면 비등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집중하면서 열심히 해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다짐을 전해왔다.

이처럼 공수 양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서준호지만 가슴이 철렁한 순간도 있었다. 70-70인 상황에서 골밑에서 노마크 찬스를 놓치고 만 것.

직전 포제션에서 쐐기 3점슛을 넣었던 서준호는 그 짧은 찰나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기도 했다. 다행히 서준호는 동료들과 함께 마지막 수비를 성공해내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서준호는 “오늘 경기를 패배했다면 나 때문에 진 것이었다. 너무 후회스럽다”고 당시를 돌아보며 인터뷰를 끝마쳤다.



#사진_배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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