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력소모 심한 PO
김단비 부담 줄이고
이민지 수비력 보완할
백업 지원 절실
이적생 심성영
주전 도약 이명관
복귀 앞둔 한엄지 등
새옵션 활약 기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핵심 전력을 대거 잃은 아산 우리은행에 시즌 전 전망을 뒤엎고 정규리그를 제패했다. 에이스 김단비 홀로 분투해야 했던 올시즌, 막바지에 신예 이민지가 득점원으로 급부상해 원동력이 됐다. 11번째 통합우승까지 한 발짝 남은 지금, 우리은행은 김단비와 이민지의 시너지를 극대화시켜줄 ‘플러스 알파’를 찾는다.
우리은행은 지난 16일 청주KB를 꺾고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 KB에 내줬던 정규리그 1위를 되찾고 통산 15회, 압도적인 정규리그 최다 우승 기록을 이어갔다.
2022년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뒤 ‘우리은행 왕조’ 건설의 주역으로 활약 중인 김단비는 이번 시즌에도 승리의 중심에 있었다. 28경기에서 평균 36분 53초를 뛰며 28.82득점 11리바운드 3.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데뷔 19년차인데도 전성기는 현재진행형이다.
김단비는 이번 시즌 득점과 리바운드, 블록슛, 2점 슛, 공헌도까지 리그 1위다. 우리은행 득점 대부분이 김단비의 손끝에서 탄생한다. 싸울 상대가 명확해지는 봄 농구에서 김단비는 정규리그에서보다 강한 집중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정규리그에서 김단비는 딱 한 번 결장했다. 지난해 12월 인천 신한은행과 3라운드 맞대결에서 팔꿈치 통증으로 빠졌다. 당시 우리은행은 1998년 여자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초로 1쿼터 무득점 불명예 기록을 썼다. 김단비가 우리은행에 얼마나 절대적인 존재인지가 처절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김단비 원툴’로 힘겹게 시즌을 버티던 우리은행에 신인 이민지가 등장한 것은 우리은행의 발걸음을 우승으로 돌려세운 결정적 호재였다. 이민지는 5~6라운드에서 거의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순식간에 우리은행의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이민지의 합류 덕에 김단비의 어깨가 한층 가벼워졌다.

플레이오프는 체력 소모가 극심한 단기전이다. 김단비의 체력 부담을 덜고 이민지의 수비력을 보완할 백업 선수의 지원 사격이 필요하다. 이번 시즌 KB에서 이적한 심성영은 출전 시간은 길지 않지만 필요할 때 3점 슛을 터트리며 흐름을 가져오곤 했다. 이명관은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주전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저조한 득점력 속에 KB를 상대로 우승을 결정지은 16일 경기에서도 15득점으로 김단비(12점)보다 많은 팀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어깨 부상으로 결장 중인 한엄지는 플레이오프 복귀를 목표로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차·포 떼고 시작한 이번 시즌, 우리은행은 산전수전을 겪는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성장했다. 전력은 시즌 초반보다 훨씬 넓고 두꺼워졌다. 새로 장착한 옵션을 다가올 봄 농구에서 조화롭게 활용하는 것이 우리은행의 마지막 숙제다.